'4년 중임제'하면 다 해결?…개헌론 쏟아내는 범야권
입력: 2024.05.17 16:24 / 수정: 2024.05.17 16:24

조국, '7포인트' 개헌 제안…박찬대, 5·18 수록 언급
정쟁화 우려도…전문가 "여야 합의한 내용부터 추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당선인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개헌특위 설치 및 제7공화국 개헌 제안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운하 원내대표, 조국 대표, 박은정 당선인. / 이새롬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당선인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개헌특위 설치 및 제7공화국 개헌 제안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운하 원내대표, 조국 대표, 박은정 당선인. /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야권에서 개헌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4·10총선 승리 이후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개헌 요구가 잇따르면서다. 헌법 개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발의할 수 있다. 22대 국회 범야권 의석은 192석. 여당도 5·18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 만큼 야권 주도 개헌론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설치 및 제7공화국 개헌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개헌에 반드시 담아야 할 최소한의 개정사항 7가지'를 제시했다. 내용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 신설 △ 대통령 4년 중임제 채택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사회권 강화 일반 조항 신설 △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수준 임금을 명문화 △토지공개념 강화다.

조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에게 "다양한 국민 요구 사항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넣거나 빠질 것"이라며 "민주당, 개혁신당도 개헌 필요성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논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4년 중임제라든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싣는다든지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헌론이 본격화하면 '대통령 4년 중임제'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대선후보 시절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날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하는 이유로 '책임정치 구현과 국정의 연속성·일관성 강화'를 들었다.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를 맞춰 전국 단위 선거 횟수를 줄이면 그만큼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명예롭게 임기를 단축하는 것과 중임제를 포함한 '7포인트 개헌'에 동의한다면 국정운영 실패·비리·무능·무책임에도 대한민국 헌법을 바꾼 데 기여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며 "역사에 남을 결단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현 대통령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으로 여권 반발도 예상된다. 공론화 과정이 정쟁으로 흐르면서 국회 통과는 불투명해질 공산이 높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국회 재적 의석수의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범야권을 모두 합쳐도 8석이 모자라다. 어쨌든 여당 협조가 필요하단 얘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조 대표가 주장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에 대해 "개헌에 대해 이론도 많은 상황"이라며 "개헌 문제는 포괄적으로 (논의) 과정을 거쳐 가며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개헌 필요성이 언급된 모든 사안에 열어놓고 논의하되 예상 부작용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분한 논의와 여야 합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사안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란 제언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장이 바뀔 때마다 가동되는 게 개헌특위"라며 "1987년 이후 개헌이 필요하다고 언급된 사안들을 전체적으로 검토한다는 덴 긍정적이지만 지금 꼭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지방선거의 가장 큰 문제는 중앙선거의 대리전 형식을 띈다는 것인데, 지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면 민주주의 기초인 지방자치를 흔들 수 있다"며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통치 행위인지 선거 운동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포퓰리즘 정책을 편다거나 무리하게 대통령 권한 사용할 때 생기는 혼란도 명백하단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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