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잠행 끝' 김건희 여사…한-캄보디아 정상회담서 '여사 지원' 화두 
입력: 2024.05.16 18:40 / 수정: 2024.05.16 18:40

훈 마넷 총리 "환아 수술 지원 감사"
대통령실 "배우자 간 친교 행사 일관되게 임해와"
野 "외교가 김 여사 방탄 수단 전락"


김건희 여사가 16일 153일 만에 한-캄보디아 정상 오찬에 참석하면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공식 오찬을 마친 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내외를 환송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16일 153일 만에 한-캄보디아 정상 오찬에 참석하면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공식 오찬을 마친 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내외를 환송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16일 정상회담과 공식 오찬에서 양국 간 각별한 인연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소년 심장수술 지원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 12월 이후 공식 석상에 5개월 만에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과 훈 마넷 총리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1시간가량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말미에 훈 마넷 총리는 김 여사의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캄보디아 소년 로타 군을 언급하며 "김 여사의 따뜻한 지원을 여전히 기억한다. 대한민국의 친절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수술을 잘 마친 로타가 건강하게 뛰어놀라는 뜻에서 축구공을 선물했는데, 그간 축구 실력이 늘었는지 궁금하다"고 로타의 안부를 물었다.

앞서 김 여사는 2022년 캄보디아 현지 병원을 방문했다가 제대로 심장 수술을 받지 못했던 로타 군의 사연을 접하고, 직접 집을 찾아가 위로했다. 이후 로타 군은 그해 12월 국내에 와 서울 아산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았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건강을 회복한 로타 군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손흥민 선수가 준 축구공을 선물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훈 마넷 총리는 이어진 오찬에서도 "로타에게 베풀어 준 친절에 대해 대통령 부부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대통령 부부는 오찬이 끝난 뒤 로타의 심장수술을 도와준 서울아산병원 박승일 원장과 건강의학과 최재원 교수를 훈 마넷 총리에게 소개했다.

김 여사는 이날 공식 오찬에 참석하면서 153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측 정부가 공식 오찬에 배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게 좋겠다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김 여사의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3일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30일 앙골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계기에도 배우자 간 친교 환담을 가졌다고 밝히면서 "올해 들어와 방한한 외국 정상의 공식 일정에 여사가 계속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배우자 간 친교 행사는 일관되게 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김 여사가 외교 일정 등에서 공개 행보를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인 뺏 짠모니 여사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환담 후 이동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은 외교가 김건희 여사의 방탄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인 뺏 짠모니 여사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환담 후 이동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은 "외교가 김건희 여사의 방탄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제공

야권은 김 여사의 오찬 참석 소식을 접한 뒤 "외교가 김 여사의 방탄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하며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의혹 등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런데 뻔뻔하게 활동을 재개해 대통령부인 역할을 하겠다니 국민이 우습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검법을 수용해 김건희 여사 의혹을 규명하라는 민의에 맞서, 내 가족은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다는 윤 대통령의 오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총선 민심을 국정에 반영하겠다던 말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민정수석 부활, 전격적인 검찰 인사도 모두 김건희 여사를 지키기 위한 술책이었음이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온갖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대통령의 부인이 공식 외교 석상에 나서겠다니 국제사회의 조롱은 국민이 감당하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검찰 근무 시절 한국으로 연수 온 캄보디아 수사 당국자들에게 한국의 과학수사기법을 전수해준 이야기를, 훈 마넷 총리는 3년 연속 대테러특수부대 사령관 자격으로 한국 특전사의 대테러 수탁교육 이수차 방한한 적이 있다고 얘기하는 등 상대국과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오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 경제계 인사를 비롯해 캄보디아 출신으로 한국인과 결혼한 쓰롱 피아비 당구 선수도 참석했다. 이 외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정욱 주캄보디아 대사 등 정부 관계자 및 대통령실 참모진이 배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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