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약자 지원·보호법' 제정 추진
노동약자 권익증진사업 확대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노동시장 양극화는 국가적 과제"라며 노동양극화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현장' 주제로 열린 스물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노동시장 양극화는 임금과 소득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다시 계층간 양극화로 확대되면서 우리 민주주의에도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라며 "정부는 노동개혁의 속도를 더 높여서 노동양극화를 해소하는 동시에 노동약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 챙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현장'을 주제로 25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총선 이후 첫 민생토론회로 '노동' 부문을 챙기면서 주춤해 있는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성장하면 성장하는 만큼 근로자들의 삶도 나아져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지 못하는 불균형성장은 이제 의미가 없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우리가 아무런 자본이 없었기 때문에 원시자본 축적을 위해서 불균형 성장이 일부 용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균형있게 성장해야 한다"며 "올바른 노동질서를 토대로 기업이 성장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 내고 이를 통해 임금소득이 증가하는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역할에 대해 "세제 지원, 규제 개혁 등을 통해서 기업이 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단순한 수익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기업 성장의 과실이 근로자들에게도 공정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조직 근로자들이 질병, 상해, 실업을 겪었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공제회 설치를 지원하고 노동약자들이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고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한 미조직 근로자 권익보호와 증진을 위한 정부 제정 지원 사업의 법적 근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노동약자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해당 법을) 제정해서 노동약자를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노동약자들을 위한 권익증진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원청기업과 정부가 매칭해서 영세 협력사의 복지 증진을 지원하는 상생연대 형성지원 사업과, 단독으로는 복지기금 운영이 어려운 영세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복지기금을 조성하도록 지원하는 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한 "현장에서 즉각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은 빨리 풀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배달 종사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배달서비스공제조합을 설립하고 시간제 보험을 확대하고, 플랫폼 종사자들의 휴게시설을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노동약자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악성 임금체불도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이라며 "고액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정부 차원의 보호대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지난달 설치를 직접 지시한 고용노동부 내 '미조직 근로자 지원과'가 다음 달 10일 출범한다고 밝히면서 "현장과 소통하면서 제대로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저도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약자들에 대한 지원체계를 전반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미조직근로자들의 경우에는 노동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도 하소연할 곳조차 찾기 어렵다"고 전담 지원과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리기사, 배달종사자, 마루·비계 노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는 근로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