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사태' 진화 나선 대통령실, 네이버에 "구체적 입장 달라" 요청 
입력: 2024.05.13 16:28 / 수정: 2024.05.13 16:28

野 '기업 강탈' 비판에 "반일 프레임은 국익 훼손"
지분 매각 논의 여부에 "밝히기 어려워"


대통령실은 일본 국민 메신저가 된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 지분 매각 요구에 대해 정부가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태윤 정책실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일본 국민 메신저가 된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 지분 매각 요구에 대해 정부가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태윤 정책실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대통령실은 13일 일본 정부가 네이버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요구하며 우리 기업 부당 대우 논란으로 번진 '라인사태'에 대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이버에 사태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입장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야권이 '매국 정부'라며 맹공한 데 대해선 "반일을 조장하는 정치 프레임이 국익을 훼손하고,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이해관계를 반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정부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과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런 원칙하에서 정부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그동안 정부 대응에 반영해 왔고, 관련하여 네이버에 추가적인 입장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는 대응 원칙과 입장을 밝혔다.

성 정책실장은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성 정책실장은 "정부는 그간 네이버와 긴밀히 협의하고, 네이버의 의사를 확인해 왔을 뿐만 아니라 이에 입각하여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관련하여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 정부의 입장도 확인해 왔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클라우드의 침해 사고가 신고된 직후부터 네이버 측과 사실관계 및 대응 방안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달 26일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총무성 관계자를 만나 행정지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네이버 측과 면담을 통해 확인된 일본의 입장을 공유했다. 현재는 네이버의 의사결정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성 정책실장은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일 경우, 적절한 정보 보안 강화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네이버가 자본구조 변경 이외의 정보 보안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정부 차원의 조치와 모든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라인 사태에 대해 야당에서 국내 기업 강탈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기업 보호에 도움되지 않는다라고 비판 자제를 요청했다. /라인 홈페이지 캡처
대통령실은 이번 라인 사태에 대해 야당에서 '국내 기업 강탈'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기업 보호에 도움되지 않는다"라고 비판 자제를 요청했다. /라인 홈페이지 캡처

이어 네이버를 향해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높은 이 사안에 대하여 정보 보안 수준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야당의 '일본의 우리 기업 강탈 시도' 등 주장에 대해선 자제를 요청했다. 이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일본 정부의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 압박과 관련한 정부 대응에 "우리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면서 "조선총독부가 할 일을 대한민국 정부가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네이버 사태를 이토히로부미 손자의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에 비유하며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성 실장은 "일각의 반일을 조장하는 정치 프레임이 국익을 훼손하고,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이해관계를 반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로부터 어떠한 불합리한 처분이나 불리한 여건 없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계획이며, 우리 기업의 의사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 정부와 공동 조사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의에 "관련 사안에 있어서 일본 정부와는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일본 정부와 함께 사안에 대해서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러한 부분들이 이미 협력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져 왔고, 이러한 협력 관계가 가능한 현재까지의 사안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로부터 어떤 요청이 있었나'라는 물음에는 "네이버와는 계속해서 소통해 왔고, 소통이 계속 이루어지는 속에서 네이버가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이 자체를 반일이나 어떤 정책적인 이슈로 가지고 가는 것은 오히려 우리 기업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일종의 정치 프레임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작용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사태의 핵심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여부다. 네이버 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지분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통 과정에서 지분 매각 논의도 있었나'라는 질의에는 "지분 매각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놓고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협의 중이라고 네이버가 밝혔지만 상세한 내용은 네이버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밝혀드리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네이버가 조금 더 진실되고 구체적인 입장을 주시는 것이 정부가 네이버를 돕는 데 최대한 유리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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