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삶을 돌볼 마음도,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비판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국민의 삶을 돌볼 마음도,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고 혹평했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지켜봤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몹시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 총선 이후 국민이 요구한 것은 국정 운영의 방향과 태도를 바꾸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나는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집하고 있다"라며 "오답을 써놓고 정답이라고 우기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따졌다.

민주당이 제안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고, 채상병 특검법에는 거부를 시사했다며 강하게 분노한다고 박 원내대표는 밝혔다.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 이후 충분히 성찰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변화의 기회를 놓쳤다고도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모든 행위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윤 대통령 또한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반드시 지게 될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 삶을 돌볼 책임,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요구한 것은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 책무를 다하라는 것이었다"라며 "윤 대통령이 국민 삶을 돌볼 마음도, 국민 생명을 지킬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만일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외면했지만 민주당은 외면하지 않겠다. 특검법 관철을 위해, 민생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하고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하겠다"라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정치공세'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시각은 어떨까"라고 짚었다.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물론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명품백 수수까지 합쳐서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는 정치인들이 아닌 국민들이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국민들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을 알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2년간 9번의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국회의 입법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채상병 사건을 또 거부한다면 10번째 아니겠는가. 입법부의 입법권한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검법 계속 발의할 텐데 몇 번이나 거부하는지 지켜보고 싶다. '100번째 거부권 행사했습니다' '200번째 거부권 행사했습니다'라는 게 가능할까"라고 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 가족 비리를 보호하고, (진상규명을) 거부했는가"라며 "공정과 상식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자기편, 자기 측근의 이익을 생각하는 건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을 유념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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