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단 인선 완료 …짙어진 친명 색채
박찬대, 법사위·운영위 사수 의지…尹 거부권 법안도 재발의 예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색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제1기 원내대표단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계) 색채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향한 대공세를 예고하면서 여야 간 대립은 심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7일 22명의 원내대표단 인선을 발표했다. 4·10 총선 이후 주요 당직에 친명 강경파가 임명된 데 이번 인선으로 친명·강경파 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이번 인선 면면을 살펴보면 원내대표 비서실장에는 이 대표의 정무특별보좌역을 지낸 정진욱 광주 동남갑 당선인이 임명됐다. 정 비서실장은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선대위 대변인을 맡는 등 '찐명' 인사로 분류된다.
원내대변인으로는 윤종군(경기 안성)·노종면(인천 부평갑)·강유정(비례) 당선인을 임명하며 대여 메시지를 강화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고 대선 캠프에서는 메시지팀 총괄팀장을 지냈다. 노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영입인사로, YTN 해직 기자 출신이자 언론노조 YTN 지부장을 지냈다. 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대변인을 지냈고 영화·문학평론가 활동을 해왔다.
부대표로는 곽상언(서울 종로)·박민규(서울 관악갑)·김남희(경기 광명을)·안태준(경기 광주을)·김용만(경기 하남을)·부승찬(경기 용인병)·모경종(인천 서병)·송재봉(충북 청주 청원)·정준호(광주 북갑)·조계원(전남 여수을)·김태선(울산 동)·정을호(비례)·임광현(비례)·백승아(비례)·서미화(비례) 당선인 등 15명이 선임됐다.
안태준·모경종·조계온 부대표는 '성남·경기도 라인'으로 분류된다. 안태준 부대표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각각 성남산업진흥재단 이사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임원을 지냈다. 모경종·조계원 부대표도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각각 청년비서관과 정책수석으로 근무했다.
김남희·송재봉·부승찬 부대표는 강성 친명 인사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이다. 박민규·정준호 부대표는 대선캠프 출신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찐명'으로 분류된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3일 당선자 총회에서 단독 입후보해 당선됐다. 박 원내대표는 운영수석부대표에는 친명계 박성준 의원을, 정책수석부대표에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을 임명하며 '전투력'을 강화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여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새 원내대표단의 슬로건이 '실천하는 개혁국회, 행동하는 민주당'이라고 밝히며 "개혁기동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께서 우리 민주당에 커다란 숙제를 주셨다"며 "하나는 윤석열정권을 확실하게 견제하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민주당이 책임있게 민생과 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기동대답게 과감하게 돌파하는 원내대표단이 되고, 개혁과 성과로 국민에게 화답하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박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친명 체제가 강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에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했고 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가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면서도 "단독으로 출마하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똘똘 뭉쳐서 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가는 정말 힘 있는, 그리고 실천하는 행동하는 민주당을 기대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도 친명 인사가 될 전망이다. 이날 친명계 조정식·우원식 의원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장 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이 대표와의 관계성과 선명성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과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강성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후보 등록 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년 8개월 동안 민주당 사무총장으로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지키고 제22대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는 탁월한 성과를 보여줬다"며 "2017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 인수위원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지난 대선 때는 경선 시작과 동시에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다"고 이 대표와의 인연을 부각했다.
그는 "국민이 원한다면 언제든 국회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과감히 하겠다"며 "이번 총선의 민의는 민생회복과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과 견제를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20차례의 국회 압수수색은 입법부에 대한 테러 수준의 행위"라며 "제가 국회의장이 된 후에도 정치검찰의 입법부 무력화 시도가 있다면 나를 밟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재명의 사회개혁 '가치동반자'"라며 "이재명의 사회개혁 비전인 '기본사회'는 이재명 개인의 제안이 아니다. 각자도생이 아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심으로 만들어준 제1당 민주당과 함께 국회에서 국민들의 미래를 열어가는 민생국회로서 이재명과 함께 할 수 있다"며 "이재명과 함께 민생, 미래가치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서는 개혁의장이 되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사법권 남용, 거부권 남발로 훼손된 삼권분립의 정신과 헌법정신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높이는 것이 국회의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기준은 총선 민심이며 국회법이 정한대로 진행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친명계 인사가 주요 보직에 인선되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원내대표는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과제"라며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국민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영수회담에서 단호히 거부 의사를 밝힌 정책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께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을 단독 과반으로 만들어주셨다. 이것은 171석 민주당이 국회 운영을 책임있게 하라는 뜻"이라며 "정권 견제를 위해서는 운영위원회, 그리고 실천하는 국회를 위해서는 법제사법위원회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국민의힘이 이 부분과 관련해 고집을 부린다면 관행보다는 국회법 절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8개 법안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과 방송3법, 노란봉투법, 간호법, 양곡관리법 등에 대해 재발의 방침이다. 정부·여당과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