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엄중' 민주당 잊어라"…대통령실·여당에 '강공' 예고
입력: 2024.05.05 00:00 / 수정: 2024.05.05 00:00

22대 1기 원내대표로 '찐명' 박찬대 선출
"거부권 법안 재추진…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 확보할 것"
與 향한 압박 거세질 듯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정부여당에 경고장을 날렸다. /배정한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정부여당에 경고장을 날렸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3선 박찬대 의원이 171석의 더불어민주당을 이끌게 됐다. 강성 친명으로 분류되는 박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며 정부여당을 향한 강공을 예고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직을 반드시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여야의 신경전은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고 박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는 안건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당초 김민석·서영교 의원 등이 원내대표 주자로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당내 교통정리에 따라 박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다. 당선인 171명 중 170명이 무기명 찬반투표에 참여했고, 박 의원은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 22대 1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친명계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찐명' 인사로 불린다. 이 대표에 이어 박 원내대표까지 완전한 친명 체제가 구축되면서 민주당의 대여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표에 앞서 정견 발표에 나선 박 원내대표는 예상대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상대로 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출마 선언 뒤 많은 의원님들과 당선인들을 만났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해야 할 일,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에 여러 말씀이 있었지만 공통된 것이 있었다. 총선 민심을 제대로, 잘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운데)와 박성준 신임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왼쪽),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운데)와 박성준 신임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왼쪽),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과거 이낙연 전 대표 시절 '엄중' 모드로 인해 지지자들로부터 당이 거센 비판을 받았던 점을 겨냥하듯 박 원내대표는 "엄중하게 지켜만 보고, 머뭇거리다 실기하는 과거의 민주당과는 결별하겠다"고 했다. 21대 국회와는 완전히 다른 민주당을 만들겠다고도 다짐했다. 그는 "국민 부름 앞에 신속하게 행동하고 행동하는 민주당 돼야 한다. 실천하는 개혁국회, 행동하는 민주당에 박찬대가 앞장서겠다"라며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의 각오로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에 대립각을 세우는 입법을 추진하는데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을 22대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방송3법과 간호법, 양곡관리법 등을 포함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이 대표적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더해 디올백 수수 의혹까지 포함한 종합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앞서 밝히기도 했고, 2일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을 대통령이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도 채택했다. 윤석열 정부를 정면으로 겨누는 법안을 강력히 이끌어 정부여당을 심판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가져오겠다고 밝힌 부분 역시 여당과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당내에선 윤호중 원내대표 시절 야당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넘겨주면서 당이 추진하던 수많은 입법이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박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국회의 운영을 위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라며 "선배 의원들과 당선인들께도 약속한다. 상임위 배분에 적재적소 원칙을 적용하겠다. 3선 이상 의원들의 상임위원장 배분에도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라고 말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 홍익표 전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왼쪽부터)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 홍익표 전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왼쪽부터)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박 원내대표는 박성준 의원과 김용민 의원을 각각 운영수석부대표와 정책수석부대표로 임명했다. 박 의원과 김 의원도 친명계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표 중심의 당 체계가 더욱 공고해졌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친명 사단이 당을 완전히 장악해 대여공세 최전선에 섰다. 다만 그런 대열이 서기 위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것이라고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어서 그런 흐름에 누구도 반대하지 못한다. 앞으로 민주당의 3년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총공세"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당선인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개혁 국회, 개혁의 민주당으로 가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이 과제를 박 원내대표가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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