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친명계, 주호영 '소통력' 추켜세우며 총리 추천 중
박영선 총리설에 선 긋는 친명계...친문 존재감 견제?
후임 국무총리 인선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주호영 의원을 추천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여야는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후임 국무총리 인선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친명(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차기 총리설'을 띄우고 나섰다. 반면 친명계 의원들은 다른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출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친문(문재인)'과의 선을 긋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후임 총리 인선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 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총리 인선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국회 인준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친명계 의원들이 주도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차기 총리 가능성을 띄우고 나섰다. 주 의원은 소통력이 강하기 때문에, 차기 총리가 될 경우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주 의원을 두고 "유연하고 정치력도 있으시고, 다만 어쨌든 전형적인 대구·경북(TK) 출신 아니겠나. 그걸(출신) 뛰어넘어서 국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은 조금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사회자가 '개인적으론 그 정도면 (국무총리로) 괜찮은가'라고 묻자 "굉장히 유연하신 분이다. 또 유능하다고 저는 생각한다"라며 주 의원을 치켜세웠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주호영 총리설'에 대한 사견을 묻자 "주 의원은 다른 국민의힘 의원보다는 훨씬 소통에 능하다고는 본다"라면서도 "그런데 그렇다고 그것이 총리 인선에 유일무이한 기준, 절대적 기준 이렇게 보기는 또 어렵지 않나. 결과적으로는 누군가 지명이 되고 나서 당내에서 집단적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의원들이 주 의원 차기 총리설에 손을 들어주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
친명계 의원들이 주 의원 차기 총리설에 손을 들어주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여당에서는 민주당이 주 의원에 대한 호평을 내놓는 것에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감지된다. 민주당이 TK 출신인 주 의원을 총리로 임명하도록 유도해 국민의힘을 '영남당'으로 제한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꼽히는 자당 출신 박영선 전 장관에 대해 친명계 의원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이를 두고 친문계 인사인 박 전 장관이 총리직에 오를 경우,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친명계 의원들이 경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박 전 장관 총리설과 관련해 "만약 이 대표가 '홍준표 (대구시장) 빼내 가서 민주당 상임고문 시키겠다'고 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OK 하겠는가"라며 "홍준표는 응하겠는가. 민주당 당원들은 찬성하겠는가. 한동훈은 '여당 파괴 공작'이라고 길길이 날뛰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22일 MBC 라디오에서 "지나가는 일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은 된다"라며 박 전 장관 총리설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원식 의원도 23일 YTN 라디오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총리 후보(박 전 장관)는 제가 보기에는 영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일찍이 박 전 장관의 총리설이 제기되던 당시인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협치를 빙자한 협공에 농락당할 만큼 민주당이 어리석지 않다"는 글을 올려 야권 출신 인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