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군 박찬대·김민석 의원 꼽혀
'연임설' 이재명 대표 의중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이 원내대표 후보군을 놓고 친명계 의원들 사이 '교통정리'를 끝냈다. 사실상 박찬대 의원과 김민석 의원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진은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찬대 의원.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5월 3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내 후보군 교통정리를 마친 모양새다. 4·10 총선 이후 당내에 초선들을 비롯해 '친명(이재명)계' 의원들이 주류를 이루는 만큼, 원내대표도 친명계 중진들 간의 충성도 경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앞서 두 자릿수까지 이르렀던 원내대표 후보군은 내부 정리를 통해 유력 후보자들만 남기고 정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후보군에는 최고위원인 박찬대 의원이 출마선언을 마쳤고, 김민석 의원도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한병도 의원 등이 거론됐으나 타 후보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계파 색채가 적다는 평가가 나오는 탓에 출마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 의원은 21일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강성 친명계 의원임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원내대변인,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최고위원,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겠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방송 3법 △ 간호법 △노동조합법(노랑봉투법) △양곡관리법 △김건희 여사 관련 특별검사법 등을 22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재발의해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일찍이 출마를 공론화하자 다른 친명계 중진들은 자연스럽게 '교통정리' 수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이었던 김병기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이 대표 측근 모임인 '7인회' 소속 김영진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고위원을 함께 하는 서영교 의원도 박 의원이 출마 선언을 마친 다음 날인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초 이 기자회견은 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이었으나, 돌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서 의원은 "제 최고위원직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잘 마무리하고 박 의원만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당에 부담도 줄이고, 선출직으로 저희를 일하라고 뽑아주신 당원과 국민의 뜻인 거 같다고 판단했다"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출마 의사를 접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일찍이 원내대표 출마 의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박 의원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떄문에 당내에서는 친명계 의원들 사이 후보군 정리가 박 의원으로 마무리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박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총선 당시 상황실장을 맡은 김 의원은 당의 압승에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는 인물이다. /남용희 기자 |
김 의원은 총선 당시 상황실장을 맡아 민주당의 압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군에 올라 이 대표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선출에 있어서 이 대표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8월 있을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연임론이 제기되고 있고, 의원들도 이 대표의 연임에 뜻을 모은 가운데 이 대표의 결심만 남은 상황이라는 당내 소문이 퍼지면서다. 이 대표 측은 원내대표 선출에 이 대표의 입김은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에 참가하는 의원들의 개인 의사를 따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미 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마음을 정했고, 의원들도 이에 따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원내대표는 국회 임기 4년 중 통상 1년씩 1~4기로 나눠 선출한다. 22대 국회 1기 원내대표의 경우, 그 의미가 남다르다. 국회 첫 구성인 만큼 원내대표가 각 상임위원회 소속 위원 및 간사 배분권을 갖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이 '정권심판론'으로 비례 위성정당(더불어민주연합 14석) 포함 175석이라는 과반 의석수를 가진 만큼, 신임 원내대표는 정부·여당과의 투쟁 노선을 분명히 하는 '투사'의 역할과 여야 의사 조정 과정에서는 협상력을 지닌 '중재자'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
한편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오는 24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는 내달 3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