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친명 꼬리표 내겐 무거운 짐"
"22대 국회, 선명하게 尹 정권 제대로 견제할 후보가 당 이끌길"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갑 당선인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젊고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며 "앞으로 정치인 김동아로서 인정받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서대문=설상미 기자]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 한 통 먼저 한 적 없고, 개인적인 어떤 인연도 없다."
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서울 서대문갑 당선인을 소개할 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김 당선인은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변호인으로 활동해 온 이른바 '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힌다. 지난 17일 김 당선인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어떤 인연도 없다"면서도 "나의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하는 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한다"며 '친명 꼬리표'에 부담감을 보였다.
민주당과 인연은 4년 전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의 대선 도전을 지원했고, 2021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캠프 내 법률 특보로 활동했다. 이듬해 2022년에는 당 법률위원회에 들어가 검찰의 민주당 당사 압수수색에 대응했다. 그는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고, 제 가치가 민주당에 부합했다"며 당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1987년생 청년 신인. 김 당선인에게도 '플레이어'로 뛸 기회가 주어졌다. 22대 총선에서 4선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떠난 서울 서대문갑이 청년 전략 특구로 지정되면서다. 최종 후보 3인이 막판에 교체되면서 김 당선인의 공천 특혜 논란으로 이어졌다. 김 당선인은 이와 관련해 "당시에 탈락한 후보에게는 아직도 마음이 쓰인다"면서도 "윤석열 검찰 독재에 맞설 가장 선명한 후보였기 때문에 당원들이 선택해준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김 당선인은 "검찰을 개혁해야만 정상적인 정치가 작동하고 민생이 안정될 수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검찰개혁을 이끌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를 위해서 "좀 더 선명하게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무너진 민생을 살릴 분이 우리 민주당을 이끌길 바란다"고 했다.
또 '이재명 연임론'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당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대응하고, 그의 무능과 실정에 대응하는 상징적인 자리가 돼 버렸다"며 "그런 관점에서 우리 당원분들께서도 이 대표 연임을 지지해주시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힘을 실었다.
아래는 김 당선인과 일문일답이다.
-당선 소회는.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민심의 무서움을 절감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큰 무게가 생겼다고 생각하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 지역 주민들이 제게 맡기신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
-서대문갑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김동아 개인에 대한 지지보다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컸던 것 같다. 정치 검사를 동원해 야당 탄압에 몰두했고, 검사 출신들이 대통령실과 주요 보직에 자리 나눠먹기를 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큰 실망이 있었다. 젊고 새 인물에 대한 기대 또한 있었다.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도구일뿐 아니라, 앞으로 정치인 김동아로서 인정받겠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크게 작용한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과 오만, 불통이 지난 2년간 지속됐다. 또한 경제·외교·안보·민생 등 모든 면에서 절망에 가까운 실패를 거듭했다. 국가의 지도자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데, 그런 면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올바른 국정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국무회의 발언만 봐도 그렇다. 대통령 본인께서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아직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김 당선인은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라며 "찐명(찐이재명) 평가가 무겁고, 나의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하는 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22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내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있었다. 또, 서대문갑 청년오디션 과정에서 특혜 잡음이 일었다.
공천 논란에 대해서는 언론이 만들어낸 논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총선 결과를 통해 민주당의 개혁 공천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았다.
또, 윤석열 검찰 독재에 맞설 가장 선명한 후보였다고 생각한다. 이전부터 당 승리를 위해 대선 캠프와 경기도지사 캠프에서 활약했던 것들을 당원 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알아주시고 지지해주신 결과라 생각한다. 특혜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에 대해서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경선 후보 선정 과정에 대해 당시엔 전혀 알지 못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기회를 얻게 됐고, 당시에 탈락한 후보에게는 아직도 마음이 쓰인다.
-선거 직전 편법 대출, 막말 논란으로 당이 곤혹을 치렀다.
편법 대출 논란의 경우엔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었다. 다만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 역시 부동산 문제가 있었고, 검찰 출신 출마자들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재산 형성 과정 같은 것을 비교해 보면 오직 민주당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후보 면면을 보면 국민의힘의 문제가 더 컸다.
-선거 고비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다면.
(김준혁 당선인 이대생 성상납 막말 관련) 서대문갑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있어서 제가 걱정을 전혀 안 했다고는 말씀드릴 수는 없다. 그러나 언론과 정치 패널들이 하는 얘기와 달리 정작 이대생들은 오히려 타 후보의 과거 발언을 현수막을 걸어 정치 쟁점화하고 흑색선전하는 이용호 국민의힘 후보에게 더 화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장동, 백현동, 대북송금, 성남FC 사건 등에 대응하며 정진상 실장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리스크'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대장동 사건은 정치검찰의 조작에 의한 것이다. CCTV가 없는 검사 면담실 등에서 수많은 조작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지난 대선 때는 녹취록에 ‘그분이 나온다’고 언론에서 나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녹취록이나 객관적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남은 것은 유동규 진술 등 조작된 진술뿐이다. 다음 대선까지 판결이 안 날 것 같지만, 결국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이번 총선 승리를 보면 재판 출정으로 시간을 뺏기는 리스크는 거의 없지 않았는가.
-'대장동 변호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 소위 말하는 '찐명(찐이재명)계' 인사라는 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 대표에게 전화 한 통 먼저 한 적 없다. 개인적인 어떤 인연도 없다. 하지만 같은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찐명'이라는 표현을 쓸 수는 있겠다. 이재명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한 평가가 무겁고, 나의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하는 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한다.
-22대 국회에서 검찰개혁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검찰개혁은 우리나라 정치 발전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다. 국민의힘이 정상적인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 초보인 한동훈을 비대위원장으로 쓴 것도 결국 정치검찰을 친위부대로 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본다. 검찰을 개혁해야만 정상적인 정치가 작동하고 민생이 안정될 수 있다.
김 당선인은 이 대표 연임론을 두고 "당대표직은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대응해야 할 상징적인 자리"라며 "그런 관점에서 우리 당원들이 이 대표 연임을 지지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무엇인가.
수사권 조정 등 법률 개정은 필요하나 이보다는 검찰에 힘을 빼고 인권수사 원칙을 도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검찰의 수족으로 행동하는 검찰 수사관을 대폭 축소하고 한국형 FBI 등 별도의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 또한 수사기관과 피의자가 대면한 모든 순간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등 세부적인 인권수사 원칙이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찰 개혁을 진행하면서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도 함께 막을 필요가 있다.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나오는데.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는 비상 상황이다. 단순히 당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에 대응하는 상징적인 자리가 돼 버렸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당원분들께서도 이 대표 연임을 지지해 주시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달 175석을 이끌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있다. 어떤 후보가 됐으면 하나.
민주당에게 큰 의석을 밀어준 국민들의 열망에 따라, 좀 더 선명하게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무너진 민생을 살릴 분이 우리 민주당을 이끌길 바란다.
-초선의원으로서 의정 활동 포부가 있다면.
이번 총선은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도구로 잘 쓰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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