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공계 박사 출신…비례 2번 당선
"민심은 곧 민생…22대는 민생국회 돼야"
박충권 국민의미래 국회의원 당선인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효능감 있는 정치로 대한민국에 빚진 마음을 갚겠다."
30대 정치 신인, 이공계열 박사,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민의미래 당선인은 17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자신을 발탁한 이유로 "다양한 정체성"으로 꼽았다. 그는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 경제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의 대척점에 선 정치인, 북한에선 상상할 수 없는 계층 이동 사다리 덕에 대기업, 여의도 입성까지 성공한 청년"으로 소개한다.
북한 평양 국방종합대학교 핵미사일 개발자였던 박 당선인은 2009년 탈북해 서울대 재료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지난 1월 국민의힘 총선 인재로 영입됐고, 국민의힘 비례정당 국민의미래 2번 후보로 공천받아 일찍이 당선권에 들었다.
22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박 당선인은 "전문성을 발휘한 정책 입법으론 적극 소통할 것"이라면서도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공정한 계층 이동 사다리를 없애려는 세력에만큼은 강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답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건에 음모론을 제기한, 사회연동임금제를 주장하는, 한미 동맹은 비난하면서 자녀들은 미국 국적을 취득한 일부 야권인사"를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반미 종북 세력으로 규정한다. 박 당선인은 "이들뿐 아니라 '종북 논란'으로 해산한 통합진보당 후신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숙주 역할을 하는 정치세력도 문제"라며 "이들 중 북한 체제가 얼마나 비참하고 불합리한지 직접 경험한 사람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내부의 적에 의한 위기의식도 제가 정치를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며 "이들이 국가안보를 위협하거나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지 못하도록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충권 당선인은 17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보수 정치의 핵심은 도덕과 책임 그리고 질서 있는 변화"라며 "보수 정치를 바로 세우는 데 소임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국회=박헌우 기자 |
다음은 박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후 메시지를 평가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정부여당에 총체적 쇄신을 요구하셨다. 대통령께서도 국민의 엄중한 뜻을 잘 받들어 반성하고 더욱 민생에 매진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누구보다 지금의 상황을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었으면 진정성이 더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한다. 정부여당이 거대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형국이고 보수 최대 위기 상황이다. 분열이 아닌 단일대오로 최대한 조속히 당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다. 국민께 집권여당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2대 국회는 여야 모두 '민생 국회'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말로는 민생을 외치며 실제론 특검을 앞세워 얘기하지 않나. 우리 당도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될 때다. 저 역시 '초선의 패기'로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
-'효능감 있는 정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에서 어떻게 전문성을 확실히 발휘할지,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빨리 이끌어낼지 고심한다. 우선 청년 과학자들을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의 국가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지원 특별법(이공계지원법) 개정, 기업연구소 지원법안 발의 등을 준비하고 있다.
-탈북민 지원 정책도 구상하고 있나.
탈북민 지원 정책은 단순 복지가 아닌 통일 전후 대한민국의 주도권 강화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 남한에 탈북민이 3만 4천여 명이나 와 있는 걸 안다면 북한주민들은 굉장한 충격을, 북한 정권은 상당한 위협을 느낄 거다. 이들에게 보다 포용적 태도를 보인다면 언젠가 올 통일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탈북민 정책엔 '제3국 출생자'들이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들은 법적으론 탈북민이 아니지만 탈북 청소년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정체성 혼란을 겪고 한국 사회에서 차별과 편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탈북민이든 누구든 새로운 환경을 접하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과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 사회취약계층이 생애주기별로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 방향으로 의정활동을 해 나갈 생각이다.
박충권 당선인은 "한국의 공정한 계층 이동 사다리 덕에 성장했다"며 "취약계층에겐 희망 메시지를 주는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회=박헌우 기자 |
-북한 체제는 존속 가능하다고 보나.
북한 체제는 지금의 방식으로 결코 존속할 수 없다. 북한 정권은 무리한 도발을 통해 위기감을 조성하고 새로운 신무기들을 등장시키며 북한 주민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있다. 죽어가는 체제에 링거를 달고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외부 세계와 주민을 철저히 단절시키고 있지만 과학기술 발전으로 더 이상 차단이 불가능한 시점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도 체제에 순종하며 살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한류 등을 경험한 소위 북한의 MZ, 장마당 세대는 체제에 대한 불만과 염증을 느끼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규정은 북한 정권이 4대 세습뿐만 아니라 현 체제에 대한 위기감, 남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단 걸 방증한다.
체제가 무너질 건 뻔하지만 북한의 핵무장도 우리가 이제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여전히 정밀도 등에는 상당한 결함이 있어도 대한민국엔 충분히 위협적이다. 외부의 적을 경시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내 종북 세력들의 야합, '내부의 적'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도 필요하다.
-남북 대화나 교류·협력 재개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에 집착한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대북정책은 막연한 민족주의, 잘못된 동포애에 기반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국가 대 국가로, 국제적 기준에 맞춰 우리가 실리를 챙겨가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삶은 소대가리' 같은 모욕적 발언으로 손상된 우리 국격을 회복하고 북한이 제 멋대로 폭파한 남북연락사무소에 대해서도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