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실무형' 비대위 가닥…尹정부 들어서만 네 번째
입력: 2024.04.17 10:00 / 수정: 2024.04.17 10:00

비대위원장에 윤재옥 원내대표 유력 검토
'새 인물' 필요하다는 의견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22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로 지도부 공백이 생긴 국민의힘이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네 번째 비대위다.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실무형 비대위를 이끄는 방안이 검토되지만 혁신을 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를 열고 총선 패배에 따른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윤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에서 "22대 국회는 21대보다 더 어려운 시기가 될 것 같다"며 "국민의 호된 질책을 깊이 새기고, 잘못된 점을 고쳐 신뢰와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총회에서 당선자들은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도 이른 시일 내에 준비하기로 했다. 이번에 비대위가 꾸려진다면 주호영·정진석·한동훈 비대위에 이어 윤석열 정부 네 번째 비대위다. 당 내부에선 윤재옥 권한대행이 그대로 비대위를 맡는 방안, 내달 10일 전후로 선출된 새 원내대표에게 이를 맡기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시간적 여유 상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를 이끄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야권이 내달 2일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만큼 비대위의 정치적 감각이나 리더십,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권성동 의원은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장 최고위원회 역할을 할 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를 꾸리는 부분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라고 했다.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윤 권한대행은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라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새 지도 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모여졌다"라고 설명했다. 본인이 비대위원장을 맡느냐는 질의에 대해선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 수렴하겠다"라고 답했다. 윤 권한대행은 오는 17일 예정된 당 상임고문 모임에 참석 후 19일쯤 예정된 낙선자 모임에서도 의견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당선인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당선인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다만 당 일각에선 윤 권한대행도 원내대표로서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이 일정 부분 있기 때문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혁신의 이미지 없이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5선에 성공한 윤상현 의원은 총선 참패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혁신형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윤 의원은 "역사상 여당의 이런 참패를 본 적이 없다. 당장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 전당대회로 가는 실무형·관리형 비대위라고 하지만 저는 거기에 더해 '혁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비대위를 생각한다"라며 "윤 권한대행이 진중하고, 일을 잘하지만 변화와 반성, 자성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선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 비대위를 빨리 구성하고 관리형·혁신형이 돼야 한다.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을 비롯한 수도권 당선자를 중심으로는 총선 패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분출됐다. 서울 도봉갑의 김재섭 당선인은 "지도부 체제에 관한 논의보다는 우리가 왜 선거에서 패배했는지에 대한 백서를 치열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차기 지도부는 수도권의 민심을 담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선 "아직 조금 더 배울 게 많다"며 선을 그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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