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정권심판론에도 與, 기존 지역구 모두 수성
17대부터 보수 강세…고가 부동산·지역주의 영향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보수 텃밭 강남 3구에 이변은 없었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보이고 강남 아파트 단지. /뉴시스 |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보수 텃밭' 강남 3구에 이변은 없었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강남 갑을병, 서초 갑을, 송파 갑을에서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송파병 후보가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임을 감안하면 기존 강남3구를 모두 지켜낸 것이다. 야권의 '윤석열 정권심판론'에서도 강남3구는 '보수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 22대 총선 결과…강남3구 ,'송파병' 빼고 모두 與 선택
국민의힘은 강남갑·을·병에 모두 '새 얼굴'을 공천했고 텃밭 사수에도 성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일 강남갑에는 서명옥 국민의힘 후보가 득표율 64.18%로 김태형 더불어민주당 후보(35.81%)를 압도해 당선됐다. 강남을 박수민 국민의힘 후보(58.57%)도 강청희 민주당 후보(41.42%)에 압승을 거뒀다. 총선 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강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측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다. 강남병에서도 고동진 국민의힘 후보가 66.2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경미 민주당 후보(32.75%)를 제치고 당선됐다.
서초갑·송파을에선 여성 재선의원이, 서초을·송파갑에서는 언론인 출신 남성 초선의원이 탄생했다는 것도 이목을 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갑에서 68.44%의 득표율로 김한나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신동욱 서초을 후보도 57.48% 득표율을 기록해 42.5%를 얻은 홍익표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송파갑에서는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가 52.24%를, 송파을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후보가 57.20%를 각각 얻으며 금배지를 달았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지난 1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 참석해 이지은 전 총경에게 목도리를 선물하고 있다. 이 전 총경은 서울 마포갑 후보로 공천됐으나 4·10 총선에서 낙선했다. / 배정한 기자 |
강남 3구 유일 민주당 현역 지역구인 송파병에서는 남인순 의원이 51.04%를 얻어 김근식 국민의힘 후보(48.95%)를 제치고 4선을 확정지었다.
◆ 17대 총선부터 보수정당 강세…강남 표심 불변 이유는?
17대 총선(2004년)부터 20대 총선(2016년)까지 강남3구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 보수 정당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17대·18대 총선에선 강남3구 7개 지역구(강남 갑·을, 서초 갑·을,송파 갑·을·병) 중 한나라당이 6곳, 열린우리당이 1곳(송파병)을 차지했다.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이 7곳 모두에서, 강남 병 지역구가 추가된 20대 총선에서는 자유한국당 5곳, 민주당이 3곳(강남을, 송파을·병)에서 이겼다. 노무현 정부(2003년~2008년) 당시 강남의 고가 주택을 겨냥한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시행되면서 보수 성향이 짙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고소득, 고가 주택에 거주하는 기득권층인 만큼 현상유지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것, 전형적인 지역주의 구도가 작동한다는 점을 '강남 표심 불변'의 이유로 꼽았다. "강남·서초는 경상도 출신 이주민이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다수"라는 것이다. 이종훈 평론가도 통화에서 "박정희 대통령 장기집권 때 TK(대구·경북) 출신들이 정부 요직을 차지했고, 강남 개발을 주도했다"며 "이들이 강남에서 초기 자산가 그룹을 형성한 이들이라는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