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10개정당 중 8개에 '외교·통일' 포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윤석열 정부의 외교·통일 정책은 여야 간 가장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낸 분야 중 하나다. 여권은 현 정부가 이뤄낸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최대 성과로 꼽는다. 반면 야권은 정부가 '가치외교'에 매몰돼 북·중·러 관계에서 불안정성이 높아진 데다, 일본에 내 준 것에 비해 얻은 것이 없다는 '굴욕 외교' 비판을 제기한다. 대북정책을 두고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북한 핵·미사일 도발 억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여권과 대화·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야권의 이견이 팽팽하다.
4·10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이 내놓은 통일·외교 분야 공약은 어떨까. <더팩트>는 8일 4·10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당별 정책목록을 원내정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더불어민주연합, 국민의미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자유통일당, 진보당, 조국혁신당) 중심으로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 공통 키워드 '평화'
정책목록은 크게 10개로 구성돼있다. 외교·통일 공약이 정책 목록의 '큰 제목'에 들어가있는지 여부도 해당 정당이 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 비중을 판단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국민의힘과 진보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정책목록에는 외교·통일이 언급돼있다.
민주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의 외교·통일 정책 공통 키워드는 '평화'다. 범야권 정당인 만큼 기존 외교정책을 비판하고 견제하겠다는 방향성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통일외교통상·국방 정책을 "전쟁위기를 막고 평화를 다시 만들겠다"는 표어와 함께 여덟 번째에, 조국당은 통일외교 정책을 "평화공존의 남북관계를 확립해 분단극복과 평화번영을 열어가겠다"로 열 번째에 배치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해 3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정부읙 강제동원 해법인 '제3자 변제안'은 지난해 3월 3일 발표됐다. / 남용희 기자 |
민주당은 평화와 경제적 국익 확보,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당당한 대일 외교 실현을 목표로 △주변 4강외교(미·중·일·러) 재편 △초당적 대북정책 틀 마련 △ 당당한 대일외교 추진 △평화 분위기 조성 촉구 △인도주의적 협력 등 다방면의 교류협력 재개 추진을 이행방법으로 제시했다. 조국혁신당도 한반도 전쟁 위협을 막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외교·안보정책 구현을 목표로 △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 △성숙한 한일 관계 구축 △남북합의 사안 완전한 법제화 이행과 남북 대화 창구 복원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성 등 남북협력 확대 등을 이행방법에 담았다. 새로운미래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리 중심 외교 추진'을 목표로 한미(글로벌 동맹 기반 주변국 협력 모색), 한중(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프로세스와 경제번영 프로세스 병행), 한일(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부터 시작) 외교 방향성 등을 제시했다.
◆국민의미래, 자유통일당엔 '탈북민 지원'
국민의힘과 여당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보수색이 짙은 자유통일당은 외교·통일정책에 대해선 언급 없이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지원책을 내놨다. 외교·통일분야는 대통령의 통치영역으로 국회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고, 대체로 보수정당에서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돼 온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미래는 통일외교통상/보건복지 분야에서 △탈북민 정착 단계별·생애주기별 서비스와 일상적 마음돌봄 지원 강화 △핵실험장 인근지역 출신 탈북민 전원 대상 피폭검사를 추진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북한 이탈주민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은 지난해 7월 10일 개원 24주년을 맞았다./ 더팩트DB |
자유통일당도 '통일외교통상' 정책으로 '탈북민 인권보호와 통일인재 육성'을 공약했다. 내용은 △북한이탈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 법률(북한이탈주민법) 전면 개정 △통일법 전문가, 통일 경제 지도자 양성 △남북하나재단 개편 △북한 인권재단 설립 등이다.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 정책목록에선 '녹색외교'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녹색정의당은 '녹색 평화를 위한 한반도-동아시아-세계의 다차원 협력'에 △전쟁 방지-기후협력을 위한 '녹색 평화 6자회담' 추진 △평화·공생·기후협력 '국제기후평화연대회의'와 '진보정당 인터내셔널' 추진을 담았다. 외교 분야이긴 하지만 해당 정책은 '대의민주주의와 시민공유민주주의를 융합을 통한 국민주권 실현' 이 그 목표다.
새로운미래는 "한·중·일 녹색기후회담 추진하겠다"며 △한·중·일 정상회의 주제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일 은하수 복원 프로젝트'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일 공동연구소 설립 △안전한 수산물 공급을 위한 '깨끗한 바다 만들기 프로젝트'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