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 동행취재
"사상의 '중단없는 발전' 이끌겠다"
"국회의원 아닌 '사상구 영업사원' 되겠다"
4일 부산 사상에 출마한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가 사상구 주례동에서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
[더팩트ㅣ부산=조성은 기자] 4일 오전 부산 사상구 주례역 인근 한 상가.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가 50대 여성과 휴대전화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후보들은 대체로 빨리 걷고 빨리 이동하곤 한다. 지역 유권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다. 악수하고 명함을 주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한참을 얘기를 나누던 김 후보는 기자가 온 걸 보고는 "또 봬요"라며 자리를 떴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했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반려견을 키우신다고 하셔서 함께 사진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어느 점포의 사장이라면서 "주례동에 올 때마다 종종 마주치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가 경남정보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개최한 '펫 헬스 페스티벌'이 인연이 됐다고 했다. 김 후보는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 그 페스티벌을 매우 좋아하셨다"며 "그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려견 놀이터 등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시설들이 지역에 필요하다"며 반려견과 관련된 정책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4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서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과 포옹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
이날 김 후보와 만난 주례동은 사상구에서도 구도심에 속한다. 낮에도 오래된 아파트와 상가 곳곳에는 차가 세워져 있었다. 주례동에 대해 설명하던 김 후보는 "주차로 불편을 겪는 분들이 많다"며 주차타워를 만들어야겠다고 했다. 김 후보의 공약은 그런 식이다. 지역 주민과 깊은 소통에서 나왔다.
다소 늦게 선거에 뛰어든 김 후보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일일 기자'를 자처하며 지역을 취재하곤 했다. 만나는 주민 한명 한명과 깊이 소통하려 했다. "가방이 참 예쁘다", "염색한 머리가 참 잘 어울린다.", "신발이 좋아 보인다"며 다가간다. 약국에서 나오는 시민에게는 "어디 아프시냐"며, 점심때 만난 시민에게는 "식사는 하셨느냐"고 묻는다. 낯선 사람이 다가와서 대뜸 명함을 건네는 걸 사람들이 마냥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웃는 얼굴로 넉살 좋게 다가오는 김 후보를 보면 바쁘게 지나가다가도 한마디 나누게 된다.
"많이 좋아해주시는데 싫어하는 분도 계세요. 한번은 밤에 호프집에서 한 30대 남성을 만났는데, 그분이 술도 좀 취하셔서 '국민의힘은 절대 뽑지 않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왜 그렇게 싫은지 여쭤봤어요. 한참을 얘기해주시더라고요. 얘기하다 보니 공통점도 있었는데 그분도 저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싫어했어요. 얘기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날 번호도 교환했죠. 다음날 전화하니까 놀라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국민의힘이 싫더라도 저에게 기회를 주시면 잘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4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서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
김 후보가 출마한 사상구는 이번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낙동강벨트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위아래 각각 전재수 민주당 의원(북갑)과 최인호 민주당 의원(사하갑)을 끼고 있어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김 후보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이뤄진 6번의 여론조사 중 앞선 5번은 김 후보가 상대인 배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여왔다.
그러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배 후보를 크게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MBC와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부산 사상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ARS)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김 후보는 54.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배 후보(39.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김 후보는 지지율 변화를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5%포인트 뒤진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장제원 의원의 도움도 크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사상구에서 세 차례 당선됐다. 이후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이곳에 김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4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서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
말들이 많았다. 김 후보는 장 의원과 오랜 인연이 있는 측근이었기 때문이다. '장제원 아바타'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김 후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본체보다) 나이 많은 아바타가 어딨느냐"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장 의원과의 관계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굳이 얘기하자면 손흥민과 김민재 같은 관계"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에 대해서도 "훌륭한 분이다. 사상구에 많은 일을 하셨다. 해야 할 일도 많은 분"이라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공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이 사상구에서 추진하던 사업과 정책들이 있다. 끊어지지 않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상구의 중단없는 발전. 제가 강조하는 약속입니다. 물론 장 의원의 정책을 이어받는 데만 그치지 않을 겁니다. 저는 나아가 사상을 문화교육의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일례로 사상구의 삼락생태공원을 순천 정원박람회와 같은 국가정원으로 만들 겁니다.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젊은이들이 찾는 사상구를 만들 거예요. 저는 오로지 사상구입니다. 당선된다면 명함도 '국회의원 김대식'이 아닌 '사상구 영업사원 김대식'이라고 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