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동행취재
"사상을 위해 미친 듯이 일하고 싶다"
부산 사상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
[더팩트ㅣ부산=조성은 기자] "사상을 위해 미친 듯이 일하고 싶습니다.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목소리는 많이 쉬어있었다. 이번이 고향인 부산 사상구에서의 세 번째 도전이다.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그는 당시 사상구 국회의원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이어 사상구 출마를 준비해 왔다. 사상구는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총선을 제외하고 보수정당이 차지해 온 지역이다. 배 후보는 지난 20대, 21대 총선에서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상대는 모두 장제원 의원이었다.
5일 <더팩트>는 덕포시장 인근 사거리에서 배 후보와 만났다. 이날은 경기 용인정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왔다.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 의원은 "제가 4년을 국회의원을 했는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으면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다음 국회에 저는 없지만 배재정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실정을 부각했다. 그는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구를 의식한 듯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증오정치가 낳은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와 물가, 이종섭 호주대사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잘못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5일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상 후보가 덕포시장 인근에서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
유세가 이어지는 동안 많은 시민이 배 후보를 알아보고 다가왔다. 유세현장 맞은편 횡단보도에 선 2~3명의 시민이 배 후보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손을 흔들었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지만 배 후보가 오랜 시간 활동한 만큼 배 후보를 응원하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유세가 끝난 뒤엔 사진 요청이 이어졌다. 배 후보가 입은 파란색 야구점퍼의 등 쪽엔 '사상이 바뀌어야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저는 비례대표를 하고 어린 시절이 담긴 사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돌아왔어요. 두 번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아주 어렵고 힘들었지만 좌절을 극복하고 다시 나섰습니다. 여기서 제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지난 시간이 10년입니다."
배 후보는 이번 총선을 자신만의 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사상구 주민께서도 너무 힘들어하신다"며 "윤석열정부에서의 경제 폭망, 물가 폭등, 민생 파탄. 우리 주민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께서 이번 선거에서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했다.
22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사상구 일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부산=조성은 기자 |
이 의원이 떠난 뒤 배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덕포동과 모라동 일대를 돌았다. 배 후보는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 일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응원이 이어졌다. 도로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며 손을 흔드는 시민, 차를 타고 경적을 울리며 엄지손을 드는 시민도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시민들이 배 후보를 알아보고 유세차에 다가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배 후보는 "제가 10년을 뛰어다녔더니 주민들께서 '그동안 고생 많았다. 이번에는 꼭 될 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며 "용기를 많이 얻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민들께서 배재정의 진심, 간절함을 알아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22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사상구 일대에서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
복지관을 지날 때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유세차를 따라왔다. 배 후보가 지난 10년간 배 후보가 수도 없이 찾아온 복지관이었다. 노인을 발견한 배 후보는 차를 멈춰 세우고 내려서 달려갔다. 노인은 "사전투표를 하고 왔다"며 "배 후보를 찍었다. 잘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외면하는 시민도 더러 있었다. 한 중년 남성은 양손을 '브이자'를 하고 흔들었다. 두 팔로 '엑스자'를 치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그는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0년, 사상을 땀으로 적시며 두 발로 뛰었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는 사상의 현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
"'기본부터 강한 사상'을 만들겠습니다. 사상 주민들께서 교육이나 복지 등 부족함을 많이 느끼시고 떠나려고 하세요.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사상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이 강해야 합니다. 일자리면 일자리, 교육이면 교육, 복지면 복지. 이런 기본이 갖춰진 사상을 만들 거예요."
22대 총선 부산 사상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사상구 일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
배 후보는 "사과 한 알이 몇천 원이다. 윤석열정부는 경제에 능력이 없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상대인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김 후보를 각각 "10년을 준비한 후보와 두 달 만에 등 떠밀려 나온 후보"라고 했다. 배 후보는 "사상이 장 의원의 아버지 장성만 전 국회 부의장부터 장 의원을 거쳐 이제는 장 의원 집안의 재단에 속한 대학 총장에게 세습되는 게 맞느냐"며 권력을 사유화하고 기득권들이 그걸 마치 자기 것처럼 물려주고 대물림받는 일들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민심은 안갯속이다. <더팩트>가 만난 한 50대 남성은 "김 후보는 사상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배 후보는 사상에서 학교를 나오고 부산에서 생활한 사상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또 다른 50대 남성은 "장 의원이 사상에서 참 잘했다. 장 의원을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며 "배 후보가 사상 사람이고 열심히 했지만 사상을 위해서는 힘 있는 여당 의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