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준혁 과거 '막말 논란'에 민주당도 '곤혹'
부산 수영구 유세현장서 이재명 vs 장예찬 설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왼쪽)가 '작업 대출'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조채원 기자]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 논란이 총선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양 후보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의 사업자대출을 받아 '편법대출' 논란이 제기됐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 등에서 발언한 성적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양 후보는 "잘못한 게 있다"며, 김 후보도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상처를 입혔다"고 사과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장예찬 무소속 수영구 후보가 부산 수영구 광안사거리 유세 현장에서 충돌을 빚었다. 같은 장소라 유세 소리가 겹치자 이 대표가 장 후보에게 "시간을 조정하자"고 양해를 구했는데, 장 후보가 오히려 소리를 높이면서다. 이 대표가 "참 못됐다"고 한마디 하자 장 후보는 "이재명은 공익제보자 조명현에게 사과하라"고 받아쳤다. 출렁이는 PK(부산·경남) 민심만큼 '부산 3파전' 선거 열기도 뜨거운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일 대국민 담화 내용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 "의대증원 2000명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며, 최소한"이라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의료계가 가져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같은 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방송에서 담화의 '핵심'에 대해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51분이나 이어진 대통령 담화의 메시지가 의대 증원 규모 '변경'인지 '고수'인지조차 명확치 않아 "이번엔 문해력 평가냐"는 비판이 나왔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SK브로드밴드 한빛방송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토론회에 참석 당시. /뉴시스 |
◆'편법 대출 논란' 野 양문석, 취재진 관심 피해 선거운동 중?
-22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작업 대출' 논란이 계속되고 있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금융감독원(금감원)은 4일 양 후보 대출 과정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 외 유용, 허위증빙 제출 등 위법 혐의가 발견됐다고 밝혔어. 대출을 위해 제출한 서류 상당수가 조작된 사실도 드러났지. 법조계에서는 전문 대출 브로커를 이용한 작업 대출로 보고 있어. 한 법조인은 "전형적 작업 대출 방식"이라며 "용도 사기에 해당돼 적어도 사기죄의 공범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고.
-작업 대출은 서류를 허위로 꾸며 대출을 받는 것을 뜻해. 전문 대출 브로커가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대출을 도와준다고 하더라고. 대출을 승인해 준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는 4일 양 후보 측에 대출금 11억 원 전액회수를 통보했어. 양 후보 역시 대출을 매입한 서초구 부동산 매물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일 양 후보 딸의 11억 원 불법 대출 의혹 관련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본부를 방문했다. /서예원 기자 |
-논란이 확산하면서 양 후보의 선거 유세가 어렵다는 얘기도 돌던데.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취재진들이 선거 유세 현장에 찾아오는 바람에 선거 운동을 방해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 지난 2일 직접 경기 안산시를 찾았을 당시에도 그랬어. 한 캠프 관계자는 취재진들에게 "일정을 알려줘도 순수한 목적의 취재가 아니었다"며 "유세 현장에서 불편한 질문을 해서 선거 운동을 방해한다"고 말하더라고. 결국 이날 양 후보의 일정도 취재진에게 알려주지 않았어. 또다른 캠프 관계자는 취재진을 향해 "할 일이 그렇게도 없느냐"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더라고. 여러 캠프를 다녀 봤지만 캠프 분위기가 이렇게 살벌한 곳은 처음 봤어. 서울 지역에 위치한 한 캠프 관계자는 "양 후보 캠프도 엉망"이라며 "그렇게 대응하니 기사가 계속 나오는 것 아니냐"라며 푸념했어.
-양 후보 논란이 민주당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까.
-당은 표면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야.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4일 "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최근 새로운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고 했어. 후보 개인의 문제인 만큼, 중앙 이슈로 끌고 오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여. 그럼에도 당 내부에서는 긴장을 풀지 못하는 분위기야. 중도 민심은 부동산 이슈에 예민하잖아. 당 관계자에 따르면 "거취 문제는 선거가 얼마 안 남은 상황인 데다, 대표 의중이니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더라고. 문제는 금감원에서 칼을 빼든 건데, 총선 전에 양 후보 대출이 불법인지 편법인지 발표하겠다고 하네. 민주당은 금감원의 '선거 개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이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시정 후보는 2일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화여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 뉴시스 |
◆ 野 김준혁, "연산군 스와핑" "이대생 미군 성상납" 과거 발언 논란
-경기 수원시정의 김준혁 민주당 후보의 과거 발언이 연일 논란이네.
-김 후보는 2017년 9월 유튜브 채널 '국민TV'의 '인류는 XX(성관계)로부터 시작된다'에 출연해 "고종이 그렇게 여자를 밝혔어. 그래서 밤마다 파티를 했어. 그래서 고종이 나라를 망친 거야"라며 "밤만 되면 매일 같이 새벽 4~5시까지 파티를 하고 오후에 늦게 일어나서 업무보고 밤마다 또 파티를 하고"라고 말했어. 또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XX(성관계)를 했었을 것"이라 발언하는가 하면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 장교들에게 이대생들을 성상납하게 했다"고 언급한 사실도 알려졌지.
-이외에도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의소리' 유튜브 채널 '유용화의 뉴스코멘터리'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는 왕정 시절 정치를 하고있는 것 같다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을 연산군에 빗댔어. 김 후보는 연산군이 사냥터를 만들기 위해 민가를 철거한 일을 언급한 뒤 "연산 시절에 스와핑(상대를 바꿔가며 하는 성관계)이 그렇게 많이 있었다. 연산군이 고위 관료 부부를 불러다 스와핑을 시키고, 고관대작 부인들을 수시로 불러 XX(성관계) 행각을 한다"고도 말했어.
-김 후보의 과거 발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지. 위안부 단체, 박 전 대통령 후손, 시민단체 등은 김 후보의 사죄와 사퇴를 요구하며 김 후보를 경찰에 고발했어. 이화여대 졸업생과 재학생 700여 명은 4일 이화여대 앞에서 김 후보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사퇴를 촉구했어.
-김 후보는 자신의 블로그 등 SNS를 통해 과거 발언들은 역사적 증언과 기록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해명했어. 다만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화여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 아울러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등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온몸으로 증언해 오신 분들께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당사자들에게는 사과의 말을 남겼지.
-김 후보의 '막말 논란'에 당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야. 민주당은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며 관련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여당은 '민주당 심판론'의 빌미로 삼고 있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충북 지원 유세에서 "김준혁이라는 사람이 한, 말도 안 되는 쓰레기 같은 막말들을 보셨냐"며 "'미안, 그냥 나는 국회의원 할게'라고 선거일까지 버티겠다는 민주당 공식 입장"이라고 맹비난했어.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 등도 덧붙이며 민주당을 두고 "여성 혐오를 일상화하고 그걸 권력 속에 심겠다는 것"이라고도 비판했지. 한 위원장은 5일 이대 앞에서 사전투표에서도 민주당의 '후보 리스크'를 직격했는데, 총선 결과엔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르겠네.
장예찬 부산 수영구 무소속 후보가 4일 부산 수영구 올리브영 부산수영로점 인근 거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장예찬의 도발?…이재명 부산 수영 유세장 '혼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PK 지역을 1박 2일로 다녀왔지. 부산 수영 유세 현장에선 소동이 있었다던데?
-맞아. 부산 수영은 '막말'로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후보가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3파전'이 됐어. 부산에서도 가장 관심이 쏠리는 지역구 중 하나야. 이 대표는 4일 유동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수영구 광안사거리를 찾았는데 같은 장소에 장 후보의 유세차량도 있었어. 이 대표는 장 후보 측에 "7번이 장예찬 후보죠. 잠깐 부탁 좀 드리겠다. 서로 시간을 좀 조정해서 우리 시민들을 위해 잠깐 양보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지. 유세 소리가 겹치니까 양해를 구한 거야.
-그런데 장 후보 측은 이 대표 제안을 거절했어. 오히려 소리를 더 높이기도 했지. 반면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 쪽은 이 대표의 방문을 고려해 근처에서 스피커를 틀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 같아. 유 후보가 "정 후보는 방송을 안 틀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해주자 이 대표는 "정 후보님 감사하다. 고맙다. 이게 부산시민들의 품격이다. 민주주의 기본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판단하게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어. 물러서지 않는 장 후보를 비판한 것이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부산 수영구 광안사거리에서 유동철 후보를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표는 "장 후보가 남의 이야기를 안 듣고 일방적으로 계속하시는 거 본인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부산시민께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잠시 기다리자고 했어. 그래도 소리가 줄어들지 않자 이 대표는 "참 못됐네요"라고 한마디 했지. 장 후보는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공익제보자인 조명현 씨와 함께 유세 중이었는데 "이재명은 공익제보자 조명현에게 사과하라"고 외치기도 했어.이 대표는 "이런 거를 선거방해죄라고 한다. 민주시민 여러분, 그냥 귀엽게 봐달라. 반응하지 마시고, 저렇게라도 해야 어디 신문에 한 줄이라도 나니까 그러는 거 아니겠나"라고 받아쳤지.
-이 대표는 웃으면서 장 후보를 계속 겨냥해 발언을 이어갔어. 그는 "7번(장 후보)이 많이 왔다 갔다 하는데 결국은 정 후보에 굴복해 선거를 포기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지금은 저렇게 기센 척, 드센 척하고 난리 치고 왔다 갔다 하지만 결국은 권력에 굴복해서 접을 것"이라며 "장 후보 끝까지 잘 버텨보길 기대한다"라고 비꼬았어. 장 후보가 결국엔 국민의힘 눈치를 보고 후보 사퇴를 하지 않을까 해서 미리 밑밥(?)을 깔아뒀달까. 3파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흥미진진하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낮은 가운데 40대 여성의 표심이 눈길을 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일인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차가운 반응에 상처"…與, 잡을 수 없는 '40대 여성' 표심?
-선거운동 기간이야. 후보들이 지역 주민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려고 애쓰고 있지.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들이 40대 여성들에게 상처받고 있다며? 40대 여성 민심이 어떻길래?
-응. 국민의힘은 원래 여성과 40대에서 지지율이 낮았어. 여성은 남성보다 진보적이고, 40대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진보적인 편에 속해. '40대 여성'은 딱 그 교차지점이지.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좋지 않았는데, 안 그래도 차가운 40대 여성 민심이 더 차가워진 듯해.
-후보들은 항상 숫자로 보던 지지율을 지역구에서 직접 체감하니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야. 심지어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구의 후보도 40대 여성 표심은 어렵다고 했어. 격전지의 A 후보는 "명함도 잘 받지 않는다. 대놓고 인상 쓴다"고 전하더라고.
-실제 40대 여성 반응은 어때?
-<더팩트>가 격전지에서 만난 한 40대 여성은 "우리 사회의 많은 모순, 병든 모습들을 기득권인 국민의힘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변화하려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어. 또 다른 40대 여성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서도 "물가 등 경제 상황이 너무 나쁘다. 그런데도 정부는 뚜렷한 대책도 없는 것 같다"고 했어.
선거를 코앞에 두고 국민의힘 후보들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일대에서 이용호 서대문갑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후보들은 뭐래?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있었어. B 후보는 "민주당은 성 비위 사건도 여러 번 있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40대 여성들은 국민의힘이 가해자, 민주당이 해결사라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다"고 했어. C 후보는 "국민의힘이라면 일단 싫다는 게 기본 정서"라며 "저도 사람인지라 이유 없이 보자마자 싫다고 하면 상처받는다"라고 서운해했어.
-40대 여성에 대한 후보들 자체 분석이 재밌어. D 후보는 "40대는 전교조 1세대"라고 했지. 전교조는 진보성향의 교사 단체야. E 후보는 "40대 여성이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중심 구성원"이라고 주장했지.
-반면 위기의식을 느끼는 후보도 많았지. F 후보는 "40대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우려했어. 지난 선거에도 출마했던 그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지. G 후보도 "40대 여성이 유독 싫어한다기보다는 60대 이상만 좋아해 준다고 봐야 한다"며 씁쓸해했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40대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이 국민의힘을 안 좋아한다. 여성들은 왜 국민의힘을 싫어하나"라고 되물었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참 난감했어.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선거, 국민의힘은 40대 여성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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