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탐방] 숙적과 네 번째 대결 이은권, 대전 중구 탈환할까
입력: 2024.04.05 10:00 / 수정: 2024.04.05 13:59

대전 중구 이은권 국민의힘 후보 동행취재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은권 국민의힘 후보가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네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2일 대전 중구 이은권 국민의힘 후보가 으능정이 거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대전=조성은 기자
대전 중구에 출마한 이은권 국민의힘 후보가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네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2일 대전 중구 이은권 국민의힘 후보가 으능정이 거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대전=조성은 기자

[더팩트ㅣ대전=조성은 기자] 네 번째 맞대결이다. 대전 중구에 출마하는 이은권 국민의힘 후보는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랜 경쟁 관계다. 세 번의 지방선거에서 박 후보와 중구청장 후보로 맞붙었다. 이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2010·2014년 선거에서는 박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대신 이후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서 대전 중구를 대표했다.

중구는 대전에서도 구도심이다. 오래된 동네가 그렇듯 보수세가 강한 편이다. 국민의힘이 대전에서 전패한 21대 총선 이전 18~20대 총선에서는 보수정당이 차지해 왔다. 구도심인 동시에 대전 내에서 재개발·재건축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기도 해 보수정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지난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전 시내에서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곳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더팩트>가 2일 중구 번화가인 으능정이거리에서 민심을 살폈다. 60대 남성 A 씨는 "이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아주 잘했다"며 "이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70대 남성 B 씨도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민심은 이 후보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20대 남성 C 씨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 아마도 투표를 안 할 것 같다"면서도 "주변에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다. 박 후보가 유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20대 여성 D 씨도 "선거에 큰 관심이 없다. 이 후보를 잘 모른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아서 국민의힘 후보에는 투표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 여성 E 씨도 "상대인 박 후보가 중구청장을 오래 했다. 평가도 나쁘지 않다"며 박 후보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지역 여론조사는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나온다. 대전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30일부터 4월1일까지 중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무선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이 후보는 39%의 지지율을 얻어 48%의 박 후보에게 오차범위에서 약간 벗어나는 차이를 보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2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은권 후보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2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은권 후보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이날 이 후보는 이곳에서 대규모 유세를 펼쳤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이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연호했다. 이날 대전지역을 순회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방문해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한 위원장은 "제가 이은권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며 이 후보와 손을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이 후보도 "공동화로 몸살을 앓는 중구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이은권이 펼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발휘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대전시장과 이은권이 힘을 합친다면 감히 우리 중구에서 하고 싶은 일이 안 이뤄질 수가 없다. 될 수밖에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가 꼽는 중구의 시급한 현안은 '원도심 공동화'다. 그는 <더팩트>와 만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지역 경제"라며 "중구의 보문산에 관광벨트를 구축한다면 연간 500만 명 이상이 보문산을 찾게 될 것"이라며 "주변 상권을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서 중구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경쟁자인 박 후보에 대해 "중구청장을 세 번이나 한 쉽지 않은 후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 후보가 지역에서 어떤 일을 했건 안 했건 간에 12년간 주민과 함께한 게 사실"이라며 "정책이나 인물 경쟁력에서 제가 앞서지만 박 후보가 주민 접촉 빈도가 높아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이어 자신을 두고 "저는 어떤 일을 결정하기까지 숙고하는 편이고, 결정이 되면 뚝심있게 추진력있게 밀고 나가는 장점이 있다"고 자평했다. 이 후보는 "제가 국회의원을 지냈을 때 대전이 아직 혁신도시가 안 됐었다. 그 혁신도시를 제가 만들었다"며 국회의원 시절의 성과를 부각했다.

그는 "충남의 옛 충남도청 부지를 대전시가 매년 50억 원씩 주고 사용했는데, 이를 기획재정부가 매입하도록 하는 도청이전특별법을 만들어 통과시킨 적도 있다"며 "대전천도 제가 밀어붙여서 국가하천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한번 결정하면 뚝심 있게 끝까지 정책을 밀고 나가는 장점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선거 당시 대전에서 7석 전체를 참패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4년을 와신상담했습니다. 지금 상황이 녹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4년 전을 재연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의힘이 최소 과반은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유권자 국민께 다가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대전시장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중구 원도심의 공동화를 막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사력을 다해 꼭 당선되도록 하겠습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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