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매립지에 태양광 설치' 발언에 인천 서구 주민 뿔났다
입력: 2024.04.04 17:17 / 수정: 2024.04.04 17:17

서구 주민 "30년간 피해 감내했는데 해도 너무해…진정성 의심"
이행숙 "수도권매립지 태양광 발전은 검단 주민 가슴에 대못질"


수도권매립지./더팩트DB
수도권매립지./더팩트DB

[더팩트ㅣ인천= 김재경 기자] 제22대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도권매립지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태양광 설치' 발언이 인천 지역 내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 비서실 출신인 인천 서구병 모경종 후보의 공약에 반하는 이 대표의 발언이 서구 주민들을 뿔나게 해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는 최근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와의 TV 토론회에서 '계양테크노밸리 성공 조성 방안'을 두고 "인천 서구에 쓰레기매립지가 있다"며 "(수도권매립지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계양테크노밸리를 'RE100' 전용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설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2년부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쓰레기가 수도권매입지에 매립돼 왔다. 30년 넘게 지역 주민들은 환경적, 경제적 피해를 일방적으로 감내해 왔다.

이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민선6기 당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체 매립지 확보에 나섰고,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임기 내 반드시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3년 차를 맞은 정부(환경부)는 최근 대체 매립지 확보를 위한 공모에 들어갔다. 오는 6월 대체 매립지 후보지가 확정되면 수도권매립지 사용은 종료되고 이곳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구 주민들은 "수도권매립지는 30년 넘게 피해를 감내해 온 서구 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면서 "이곳에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계양테크벨리에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서구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구에 거주하는 김철호(남.61) 씨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 서구 주민은 안중에도 없다"며 "인천을 지역구로 있는 이재명 대표의 진정성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주민 정미숙(여.56) 씨는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말을 해야 하는데 이 대표는 너무 쉽게 말을 하는 것 같다"며 "30년간 고통을 참아온 서구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당장 발언을 취소하고 서구 주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태양광 설치' 발언이 서구 주민들의 심기를 건드린 가운데 이 대표 비서실 출신인 서구병 모경종 후보의 '수도권매립지를 주민의 품으로'라는 공약이 도마에 올랐다.

모 후보와 경쟁 상대인 이행숙 국민의힘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서구 매립지를 '태양광 발전'으로 활용하자고 했고, 모경종 후보는 '주민의 품으로'라고 했다"며 "같은 수도권 매립지를 두고 두 후보의 모순된 발언에 검단 주민은 속았다.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모경종 후보가 매립지를 주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약속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경종 후보 선대위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 후보의 매립지 관련 기본 정책은 단순히 매립지를 쓰레기 처리 시설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폐기물 정책에 대한 인식을 국가가 다시 잡아야 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신설된 검단 선거구의 일꾼을 뽑는 총선에서 도발적인 기자회견은 사라져야 할 정치 행태"라고 밝혔다.

이행숙 후보는 4일 "수도권매립지의 태양광 활용에 검단 주민은 격앙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수도권매립지공사에서 열린 식목일 행사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수도권매립지를 태양광 발전에 사용한다는 최근 이재명 후보의 말은 검단 주민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는 것"이라며 "이에 더해 모경종 후보는 매립지에서 얻은 에너지를 계양으로 보낸다는 약속을 해 검단 주민들의 충격이 무척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매립지를 일반 땅처럼 하려면 종료 직후 30년간의 휴지기를 거치는 과정이 지나야 한다"며 "첨단산업단지, 태양광 발전 등의 발언은 매립지의 기본도 모르는 처사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수도권매립지에 태양광 발전을 한다는 발언과 여기서 얻은 에너지를 계양으로 보내겠다는 모경종 후보의 말에 검단 주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이 후보와 모 후보가 계획한 것처럼 보이는 이같은 공보물 내용에 대해 모 후보는 검단 주민에게 무릎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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