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탐방] "전문성과 노련함으로" 대전 탈환 나선 경제전문가
입력: 2024.04.04 14:00 / 수정: 2024.04.04 14:00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 동행취재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는 일찍이 고향인 대전 동구에 터를 잡고 22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사무실에서 지역 주민과 만나고 있다. /대전=조성은 기자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는 일찍이 고향인 대전 동구에 터를 잡고 22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사무실에서 지역 주민과 만나고 있다. /대전=조성은 기자

[더팩트ㅣ대전=조성은 기자]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는 일찍이 고향인 대전 동구에 터를 잡았다. 지역 곳곳에 걸린 그의 현수막이 안 걸린 곳이 거의 없다. 동네마다 다 다른, 동네에 특화된 세심한 공약이 적혀 있었다. 1인 가구가 많은 대학가 앞에는 "1인 가구 안전하게 CCTV로 든든하게, 귀가동행 침입감지센서 스마트초인종 설치", 오래된 주거지역에는 "하수도 악취 제로·판암공원 더 푸르게", 젊은 부부가 많은 신규 아파트 단지에는 "영어도서관 추진"이라고 쓰여 있었다.

동구는 대전에서도 보수성향이 강한 편으로 알려졌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깃발을 꽂기 전까지 18~20대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지켜온 곳이다. 21대 총선은 민주당이 대전 7석을 싹쓸이하며 대승을 거둔 선거였다. 당시에도 동구의 표차는 3.45%포인트, 4000여 표에 불과했을 만큼 동구에서는 격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곳'이란 의미다. 윤 후보 또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무조건적인 발목잡기에만 매몰된 전투적이고 소모적인 야당"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2일 대전 동구 윤 후보 사무실에서 <더팩트>가 출근길 인사를 마친 윤 후보를 만났다. 2시간여 인사를 마치고 온 윤 후보는 사무실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맞이하느라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손에는 빨간색 노트를 놓지 않았다. 비례대표인 윤 후보는 지역구 활동이 처음엔 어려웠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현안을 꼼꼼히 챙기며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빨간 노트는 그런 소통의 상징이다.

윤 후보는 방문객들이 전하는 지역의 여러 민원을 노트에 적었다. 한 방문객은 "윤 후보가 지역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해 왔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그는 "동구는 발전이 필요한 곳"이라며 "힘 있는 여당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사무실에서 시민단체연합으로부터 좋은후보 인증서를 받고 있다. /조성은 기자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사무실에서 시민단체연합으로부터 '좋은후보 인증서'를 받고 있다. /조성은 기자

지역 단체의 격려 방문도 이어졌다. 1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방문한 한 단체의 회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가 입고 있는 빨간색 점퍼를 빤히 쳐다보자 "직접 구매한 것"이라고 귀띔하면서 "단체 성격상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윤 후보를 지지해서 회원들과 응원차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11시께 윤 후보는 짜장면 봉사가 열리는 산내주공을 찾았다. 지역 봉사단체인 곰두리봉사단이 정기적으로 여는 봉사활동으로, 단체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이전부터 종종 이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오전의 아파트단지에 모인 시민은 60~70대 이상으로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세대로, 대부분 윤 후보를 반기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산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열린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조성은 기자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산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열린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조성은 기자

현장에는 윤 후보의 상대인 장철민 민주당 후보도 있었다. 두 후보는 경쟁 관계에서 으레 전하는 형식적인 인사도 없이 멀찍이 떨어져 각자 시민에게 인사할 뿐이었다. 어색한 긴장감에 윤 후보는 멋쩍은 듯 "예전에는 장 후보와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선거를 치르면서 토론회를 몇 번 열고 부딪히다 보니 사이가 좀 어색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 앞서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전 MBC 토론회 국비 질문에 답을 드린다"며 장 후보의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를 올린 터였다.

윤 후보는 장 후보에 대해 "대전에 깊이 뿌리내린 것 같지는 않다. 지역에서의 성과도 많지 않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장 후보는 83년생이고 젊은 사람이다. 저는 장 후보보다 나이가 많은 대신 장 후보보다 많은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자타공인 경제전문가다. 특기를 살려 21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에서 활약했고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지내며 각종 정책 개발에 참여했다. 당내에선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을 맡았고 가상자산과 관련된 여러 법안을 발의했다.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엔 대학에서 재무관리 분야를 가르쳤다.

윤 후보는 "지역발전에는 여당이냐 야당이냐의 차이도 중요하다"며 "지역현안 해결, 메가시티 같은 경우도 누가 더 잘할 수 있겠느냐"고 자신했다. 그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프에도 참여했고 정부 인사들, 장관들과 주요 정책 담당자들과의 관계도 잘 형성돼 있다"며 "당연히 제가 일을 훨씬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동구재활용선별센터를 방문했다. /조성은 기자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동구재활용선별센터를 방문했다. /조성은 기자

이어 윤 후보는 인근의 동구재활용선별센터를 찾았다. 동구 끝자락에 위치한 센터에는 동구의 모든 대형 폐기물이 모인다. 열악한 작업환경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며 지난해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직원들의 휴식공간을 둘러보던 윤 후보는 "날씨가 금방 더워지고 있다"며 에어컨 작동여부 등을 살폈다. 애로사항을 물으며 빨간 노트에 메모도 잊지 않았다.

다시 봉사활동 장소로 이동하는 길, 윤 후보는 '금산'이 적힌 도로 표지판을 가리켰다. 충남 금산군의 대전 편입은 윤 후보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윤 후보는 "금산군이 얼마 전에 인구수가 5만 명대가 깨지고 4만 명 대로 내려왔다. 자꾸 내려가고 있다"며 "대전에 편입시켜 관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전은 금산의 토지자원이 생기고 금산은 대전의 인프라가 생긴다. 금산과 동구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최근 민심에 대해 "출렁인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 세종 이전에 대해서도 "세종은 세종이고 대전은 대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세종의 일이기에 대전 민심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대전·세종·충청이 같은 권역으로 묶이지만 모두 다른 지역이고 지역 현안도, 민심도 다르다는 게 윤 후보의 설명이다.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한 아파트 단지 경로당을 방문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2일 대전 동구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한 아파트 단지 경로당을 방문하고 있다. /조성은 기자

다음 방문지는 한 아파트단지의 경로당이었다. 주민들은 윤 후보를 웃으며 반겼다. '같은 윤 씨'라고 밝힌 한 80대 여성은 "윤 후보를 자주 봤다. 진중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어르신들이 많이 좋아해주신다"면서도 "세대별로 반응이 다르다. 세대 갈등 요소를 느낀다"고 우려했다.

"30~40대에서 국민의힘에 마음을 닫은 분들이 많다는 걸 느낍니다. 명함을 드리면 굳은 표정으로 피하는 분들도 있고요. 국민의힘이 가해자고 민주당이 해결사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가슴이 아프죠. 국민의힘이 많이 잘못했다는 걸 느껴요. 그렇지만 잘못한 건 꾸짖어 주시되 잘한 건 잘한 것대로, 저희의 진심을 제대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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