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작구 찾은 조국 "10석 넘을 것 같다" 자신감
입력: 2024.04.04 00:00 / 수정: 2024.04.04 00:00

이수역 선택 묻자 조국 "10일 이후 보고 싶지 않은 사람 있는 곳"
비례정당 1등? "조국 보니 盧 보는 것 같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오후 이수역 12번 출구에서 연단에서 선거 유세 중에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조 대표는 마이크 등을 사용하지 않고 기자회견 형식의 선거 유세를 이어갔다. /동작=설상미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오후 이수역 12번 출구에서 연단에서 선거 유세 중에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조 대표는 마이크 등을 사용하지 않고 기자회견 형식의 선거 유세를 이어갔다. /동작=설상미 기자

[더팩트ㅣ동작=설상미 기자] "노무현 대통령을 보는 것 같다."

22대 총선을 일주일 앞둔 3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첫 서울 유세 현장에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조국 돌풍을 증명했다. 40분가량 이어진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은 조국 이름을 연신 연호했고, '우리가 조국이다' 외침도 계속됐다. 여유로운 미소를 띤 조 대표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고, 인기를 실감한 듯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이수역 12번 출구. 조 대표가 기자회견을 연 서울 동작구 이수역 출구 앞 광장은 말 그대로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대략 30m가량의 길이 인파로 가득 메워져 수백 명은 거뜬히 모인 듯했다. 조 대표가 모습을 보이기 전 지지자들은 '우리가 조국이다' 등을 외치며 조 대표를 기다렸다.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9번', '검찰독재 조기종식!' 등 손팻말도 보였다. 곳곳에 펼쳐진 파란 바람개비도 눈에 띄었다. 기자회견 예정 시간보다 3분 늦은 조 대표는 '조국' 연호에 주먹을 여러 차례 흔들며 등장했다.

조 대표는 42분가량 연단에 서서 기자회견을 했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정당은 마이크를 이용해 공개 장소에서의 연설 및 대담·현수막 설치 등을 할 수 없다. 조 대표 역시 "다들 아시겠지만 저희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 연설을 할 수가 없고, 유세차도 마이크도 쓸 수가 없다"며 "법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여기 계신 언론사 기자들과 문답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기자회견 중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라며 불편함을 표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많은 인파로 인해 조 대표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지지자들은 유튜브 현장 라이브 등을 이용했다. 연단에서 꽤 거리가 떨어져 있는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하나도 안 들린다"며 아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에 배치된 경호원들이 연단 가까이에 가려는 지지자들을 막아서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조국혁신당 측은 "비례정당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며 헌법소원을 제청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조국혁신당 이수역 유세에 몰려든 인파. 이수역 12번 출구가 인파로 가득 찼다. 조국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연호하며 조 대표를 응원했다. /설상미 기자
조국혁신당 이수역 유세에 몰려든 인파. 이수역 12번 출구가 인파로 가득 찼다. 조국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연호하며 조 대표를 응원했다. /설상미 기자

조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을 유세를 선택한 이유를 두고는 "저희가 지역구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을 방문할지를 놓고 여러 논의가 있었다"며 "4월 10일 이후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여기 있는 어떤 후보는 '빠루'(쇠지렛대)로 국회선진화법(위반)으로 기소됐는데 4년째 1심 재판 결과가 안 나고 있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동작을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나경원 안 보이게 해달라"는 외침도 나왔다.

조 대표 연설에 지지자들 모두 열광했다. 특히 조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건희 여사를 언급할 당시에는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제출할 것이고 법안 내용도 준비가 돼 있다"며 "민주당에서 제가 들은 바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거 상황이 안 좋은지 막말을 일삼는데 4·10 총선 이후에는 국회의원도 아닐 것이고 비대위원장도 아닐 것"이라고 한 위원장을 직격했다.

조 대표 목소리엔 힘이 실렸고, 지지자들 연호에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다. "조국혁신당을 지지해 주는 열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목표했던 10석 플러스알파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조 대표 역시 돌풍을 실감하는 듯했다. 이날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비례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25%가 조국혁신당이라고 답했다. 비례정당 중 1위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조 대표는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22대 총선이 지나면 국회의원도, 비대위원장도 아닐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법 발의 계획을 강조했다. /설상미 기자
조 대표는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22대 총선이 지나면 국회의원도, 비대위원장도 아닐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법 발의 계획을 강조했다. /설상미 기자

이날 모인 지지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4050세대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세가 확연히 두각을 보였다. 한 중년 여성 지지자는 "조 대표가 검찰 개혁 노선을 확실하게 해준다고 해서 속이 시원하다"면서 "그동안 윤석열 정권에 쌓여 있던 불만이 많았는데, 아주 속이 뚫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두 가지 선택안에서 고민하다 조국혁신당에 기울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무현 순례길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노사모 회원은 "민주주의가 사라진 일상에서 시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쌓였는데, 조 대표가 물줄기를 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선택안에서 조국혁신당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온 가족이 두들겨 맞으면서 조 대표의 야수성도 깨어났고, 정치적인 정무 감각 역시 좋다"며 "말과 글을 보면 예전 노무현 대통령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청년 지지자들도 간간이 보였다. '속보> 조국혁신당 10대 지지자 발견'이 쓰인 종이를 들고 있던 한 16세 남성은 "선명한 노선으로 윤 정권 심판과 호남 민주당을 재건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지지 배경을 밝혔다. 20대 아들과 유세 현장을 방문한 한 중년 부부는 "입학사정관으로 대학 들어간 사람 중에 안 걸리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제가 조 대표처럼 당한 것만 같아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특검법 등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응원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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