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탐방] "이번엔 꼭 이기겠다" 前법무장관과 맞붙는 '대전 변호사'
입력: 2024.04.04 00:00 / 수정: 2024.04.04 00:00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을 후보 동행취재
박범계와 '리턴매치'
"이번 선거는 이·조심판…尹정권 남은 3년 일할 수 있도록"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1일 오전 대전정부청사역 네거리에서 총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대전=김세정 기자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1일 오전 대전정부청사역 네거리에서 총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대전=김세정 기자

[더팩트ㅣ대전=김세정 기자] 4월의 첫 출근길,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는 대전 시민들에게 빨간 점퍼를 입은 남성이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며 잔잔히 인사를 건넨다. 4.10 총선 대전 서구을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양홍규 후보는 이른 시간 대전정부청사역 네거리를 찾았다. 정부청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지하철을 타고 대전 다른 지역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1일 오전 양 후보를 만난 <더팩트>는 유세현장을 함께 동행했다.

'재수생'의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 양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구을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박범계 당시 후보에게 17%P 차로 낙선했다. 패배의 좌절은 잠깐이었다. 국민의힘 서구을 당협위원장에 이어 대전시당위원장까지 맡아 부지런히 지역을 누볐고, 치열한 경선을 거쳐 지난달 1일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4년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 상대는 법무부 장관을 지낸 야권 거물 정치인이지만 양 후보는 크게 두렵지 않다. 이번엔 꼭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진심이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

양 후보는 이날 7시 30분부터 대전정부청사역 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김세정 기자
양 후보는 이날 7시 30분부터 대전정부청사역 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김세정 기자

유세차에 오른 양 후보의 옷을 문득 보니 '아들'이라고 쓰여 있었다. '왜 아들 옷을 입고 나오셨나'라고 취재진이 묻자 양 후보는 몰랐다는 듯 크게 웃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집을 바로 나선 탓에 아들이 전날 벗어놓은 옷을 그대로 입고 나왔다고 한다. 양 후보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데도 주말마다 내려와 선거를 돕는다"라고 아빠미소를 보였다.

목에는 빨간 손수건이 둘려 있다. 목이 쉬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존경하는 서구민 여러분, 야당은 국정의 발목을 잡고, 혼란을 야기한다. 야당과 일부 세력은 이번 선거에 압도적으로 이겨 대통령 탄핵을 공언한다. 탄핵을 밥 먹듯 외치는 세력이 의회 권력을 장악하면 국정 혼란은 불 보듯 훤한 일 아니겠나. 이번 선거는 법치 파괴주의자들, 공정과 상식을 파괴한 사람들, '이·조'(이재명·조국)에 대한 심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거나 손하트를 보내며 양 후보를 응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선거운동원들과 마무리 율동 후 출근길 인사를 마치는 양 후보. /김세정 기자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선거운동원들과 마무리 율동 후 출근길 인사를 마치는 양 후보. /김세정 기자

4년 동안 지역을 부지런히 다녔던 덕에 먼저 알아보는 주민들이 많다. 양 후보는 응원을 받으면 힘이 난다고 전했다. /김세정 기자
4년 동안 지역을 부지런히 다녔던 덕에 먼저 알아보는 주민들이 많다. 양 후보는 응원을 받으면 힘이 난다고 전했다. /김세정 기자

오전 9시, 양 후보는 선거운동원들과 유세송에 맞춰 율동을 한 뒤 출근길 인사를 마무리했다. 늦은 아침 식사를 하러 간다. 메뉴는 뜨끈한 설렁탕이다. 양 후보는 후추를 톡톡 두 번 뿌리고, 깍두기 국물을 붓고는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냈다. 선거를 준비하면서 몸무게가 6kg이나 줄었기에 바쁜 와중에도 식사는 꼭 챙기는 편이다.

"아이고 기자님 미안합니다. 하하." 식사 후 양 후보는 잠시 집에 들러 아들 옷을 벗어두고,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이어 유세차를 타고 둔산동의 아파트촌을 한바퀴 돈다. 크로바아파트에 도착한 양 후보는 '재건축'을 약속했다. 취재진에게 양 후보는 "둔산이 신도시가 된 지 30년이 됐다. 아파트나 건축물이 30년이 되다 보니 노후화됐다. 환경, 교통, 층간 소음 문제도 있고 특히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양 후보를 알아본 몇몇 주민들은 "꼭 재건축되게 해달라"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양 후보는 선거를 준비하면서 6kg이나 몸무게가 줄었다고 했다. 건강을 위해 바쁜 와중에도 식사는 꼭 챙기는 편이다. 따끈한 설렁탕을 먹는 양 후보. 다음 일정을 위해 빨리 식사한다. /김세정 기자
양 후보는 선거를 준비하면서 6kg이나 몸무게가 줄었다고 했다. 건강을 위해 바쁜 와중에도 식사는 꼭 챙기는 편이다. 따끈한 설렁탕을 먹는 양 후보. 다음 일정을 위해 빨리 식사한다. /김세정 기자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이 곳곳에 있었다.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고 묻자 양 후보는 "4년 전에는 제가 인지도가 약했는데 지금은 거의 다 아신다. 4년 동안 열심히 다녔더니 시민들 호응도 좋다. 택시나 차에서 손을 흔들어주거나 경적도 울려주는 분이 많다. 저의 가능성을 알아보시는 것 같다. '당선되면 이것 좀 해달라'라며 종이에 적어주시는 분도 계신다"라고 답했다.

양 후보는 지역 밀착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는다. 그는 주민과의 소통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양 후보는 '지역 밀착'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는다. 그는 "주민과의 소통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양 후보는 '지역 밀착'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대전에서만 30년간 변호사로 활동했고, 대전부시장을 지내는 등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는 "상대 후보는 지역 연고가 많지 않다. 반면에 저는 학교를 모두 여기서 나왔고, 아이들도 여기서 다 키웠다. 지역에서 활동한 이력을 보면 저만큼 인맥이 있는 사람이 드물 것 같다. 주민과의 소통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전이 서울의 강남처럼 돼야 중부권 메가시티의 핵심축이 될 수 있고 서울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다"라고 밝힌 양 후보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내세운 '국회 세종 완전 이전' 공약에 대해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수도권이 과밀화돼서 심장이 폭발할 지경이다. 서울 삶의 질이 최악이 되니까 저출산이 문제 된다. 세종 이전은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대통령실과 사법부까지 완전히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둔산동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유권자들과 인사했다. 그는 4년 동안 열심히 다녔더니 시민들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양 후보는 둔산동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유권자들과 인사했다. 그는 "4년 동안 열심히 다녔더니 시민들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점심시간 무렵 양 후보는 대전정부청사 근처로 다시 돌아왔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공무원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라며 청사를 나오는 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했다. 양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힘을 보태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지 2년이 됐는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유하고 있어 정부가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진영 싸움이나 권력 다툼에서 벗어나 민생과 국익,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등을 해결하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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