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를 뛴다] 노원을 김준호 "재개발·재건축 잘해낼 사람 뽑아달라"
입력: 2024.04.04 00:00 / 수정: 2024.04.04 14:52

"눈 맞추고 손 잡으며 지역 녹아들 것"
과거보다는 노원의 미래 위해 경쟁하자"


김준호 국민의힘 서울 노원을 후보가 딸의 손을 잡고 걷고 있다. 그는 3살 딸, 2살 아들을 둔 아빠다. / 김 후보 캠프 제공
김준호 국민의힘 서울 노원을 후보가 딸의 손을 잡고 걷고 있다. 그는 3살 딸, 2살 아들을 둔 아빠다. / 김 후보 캠프 제공

[더팩트ㅣ노원=조채원 기자] "안녕하세요, 제가 김준호 후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총선을 열흘도 앞두지 않은 시점에 "제가 후보입니다"라니. 김준호 국민의힘 서울 노원구을 후보의 인삿말이 기자에게 생소하게 들린 것이 사실이다. '여당 험지'로 꼽히는 곳에 지난달에야 전략공천이 결정된 청년 정치인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게 급선무란 긴장감이 묻어났다. 지난 2일 오후 상계동 한 아파트 경로당 인사를 온 김 후보는 "너무 젊은 분이 오셨다, 장가는 가셨느냐"는 어르신들 말에 "내일모레 마흔이다, 집에 애가 둘"이라고 넉살 좋게 받아쳤다. <더팩트>는 이날 오후 김 후보를 만나 경로당, 마들역 인근 부동산 인사, 롯데백화점 현장유세에 동행했다.

'신인인 데다 이 지역 출신도 아니라 더 어려움이 크겠다'는 기자의 물음에 김 후보는 "지역에 녹아드는 비법은 따로 없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종갓집 보면 비법을 세월과 손맛이라 하잖아요. 지역에 녹아드는 방법 역시 한걸음 더 움직이고, 더 자주 보고, 손 한번 손 잡는 거에요. 아무리 유명한 정치인이라도 눈 한번 맞춰보고 손 한번 잡아본 걸 이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준호 노원을 국민의힘 후보가 2일 상계동 한 아파트 경로당에 방문해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조채원 기자
김준호 노원을 국민의힘 후보가 2일 상계동 한 아파트 경로당에 방문해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조채원 기자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이 눈에 보이기도 했다. 명함을 내밀며 인사하는 김 후보를 무심하게 지나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노원을은 우원식 의원이 4선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데다 이번 상대는 제9·10대 노원구청장 출신인 김성환 민주당 재선(20·21대) 의원이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70대 이상 어르신들이 있는 경로당에서조차도 "날 싫어하는 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 심판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발 정서가 강한 것 같아요. 최근엔 사과값이나 대파 이야기를 주로 하셨었고요. 오늘은 꽃도 받고 반응이 열광적인 편이었습니다. 하하"

그렇다고 상대 후보에 맞설 전략이 없는 건 아니다. 김 후보의 '핵심 공약'은 도봉면허시험장과 창동차량기지 부지 재개발, 상계동 노후 아파트 재건축 추진이다. "해당 부지에 국내 반도체 핵심설계 기업단지를 조성해 노원구를 미래 혁신성장산업거점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마들역 인근 부동산으로 향하는 중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정권심판은 차치하고 정책으로 이야기할 때 이 곳 최대현안인 재건축·재개발을 누가 더 잘할 수 있느냐로 평가받고 싶다"며 "상대 후보도 재개발 공약을 내놨던데, 민주당이 정권 잡고 시장·구청장·현역 국회의원들도 다 있었을 땐 왜 실현하지 않았는지가 공격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김준호 국민의힘 노원을 후보가 2일 마들역 인근 부동산 인사를 위해 이동하며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 조채원 기자
김준호 국민의힘 노원을 후보가 2일 마들역 인근 부동산 인사를 위해 이동하며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 조채원 기자

주민들도 그의 '젊음과 패기'만큼은 긍정적으로 보는 듯 했다. 경로당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이 정치해야 나라에 발전이 있다", "젊은 사람들은 기존 정치인들처럼 국회에서 싸움하는 데만 골몰하진 않을 것 같다"며 김 후보를 격려했다. "이준석처럼 이당 저당 쫓아 다니지 말라, 약속을 꼭 지켜달라"는 당부도 들렸다. "이번에 나온 야당 후보들 모두 노원구에서 오래 정치했는데 노원 발전을 위해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김 후보에 공감하는 반응도 있었다. 마들역 인근에서 김 후보가 인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A씨(여·50대)도 "맨날 여기선 민주당만 하니까 발전이 없다. 바뀌어야한다"며 "국민의힘과 경쟁하는 지역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도 "과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하자"며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누가 노원구를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따져야지 왜 연고, 출신지 갖고 이야기하느냐"면서다. 그는 노원 롯데백화점 유세에서 "65만이던 노원 인구가 49만으로 줄어버렸다"며 "죽어가는 노원구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정당을 바꾸고 정치인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김준호 국민의힘 노원을 후보는 누구? 1988년 10월 부산 출생.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졸업(정책학 석사). 서울대 국가재정연구센터 연구원을 거쳐 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 서울시당 청년보좌역, 최재형 의원실 선임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본인의 거주지인 동작구갑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요청으로 서울 노원구을에 출마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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