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를 뛴다] 강북갑 전상범 "선택 망설이는 중도층 공략할 것"
입력: 2024.04.03 00:00 / 수정: 2024.04.03 03:25

"물가 너무 올라 죄송한 마음…정부 잘못 맞다"
"핵심공약은 GTX-C노선 연장…정치생명 걸 것"


전상범 국민의힘 강북갑 후보(오른쪽)가 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이새롬 기자
전상범 국민의힘 강북갑 후보(오른쪽)가 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수유=조채원 기자]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죠? 정부 잘못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2일 오전 10시 35분쯤. 강북구 수유동 수유전통시장에서 만난 전상범 국민의힘 서울 강북구갑 후보는 상인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전 후보는 이날 "물가가 너무 올랐다. 특히 과일값이 크게 오른 건 저희가 잘못한 게 맞다"며 면구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 후보 측에 따르면 그가 수유시장을 찾은 건 국민의힘에 영입된 후인 1월, 전략공천을 받기 전인 2월 초에 이어 세 번째다. 시장에 한번 올 때 상점 곳곳에서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다 보면 세 시간은 훌쩍 넘긴다고 했다. <더팩트>는 이날 오전 전 후보를 만나 수유전통시장 순회를 함께 다녔다.

'오늘 유세가 아니라 사과하러 오신 것 같다'는 기자의 물음에 전 후보는 "다들 안 그래도 힘드신데 야채나 과일 같이 너무 가격이 많이 오른 곳에 인사를 가면 죄송한 마음부터 앞선다"고 답했다. 수산물, 육류 상점에서 "야채나 과일류처럼 큰 변동은 없다"는 상인들 반응에는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흴 도와주시면 당장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말씀은 못 드리는 것까지도 너무 죄송해 그렇다"며 "수유시장 현대화 사업 추진 뿐 아니라 교통 편의성도 높이고 시립병원도 유치해 강북구에 유동인구를 늘려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상범 국민의힘 강북갑 후보가 2일 수유전통시장 전집에 방문해 시식하고 있다. /조채원 기자
전상범 국민의힘 강북갑 후보가 2일 수유전통시장 전집에 방문해 시식하고 있다. /조채원 기자

상인들도 전 후보의 진정성을 높게 평가하는 듯 했다. 시장에서 토스트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 A씨(60대·여)는 "여기가 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은 곳이지만, 당을 떠나 사람 됨됨이를 더 많이 봐야 한다"며 전 후보를 응원했다. 홍어 판매대를 운영하는 상인 B씨(50대·여)도 "솔직히 주변에 윤석열 대통령에 비판적인 여론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후보 자질이나 공약을 잘 살펴보고 투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맞은편에서 전통과자 상점을 운영하는 상인 C씨는 "원래 이 지역은 호남출신 분들이 많고 선거 때 결집이 잘 된다. 전 후보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할 듯 하다"며 "개인적으론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단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나올 때는 다 열심히 잘하겠다고 하는데 결국 정치인들은 서로 헐뜯고 싸우기만 한다"는 한 상인의 볼멘소리에 전 후보는 "제가 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강북구는 전통적으로 호남세가 강한 곳이다. 1996년 제 15대 총선 이후 민주당 계열이 5번 승리했다. 보수정당 소속으로 강북구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18대·20대)마저도 호남 출신일 정도다. 정치신인으로 현역 의원에 비해 부족한 인지도, 고물가로 악화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까지. '여당 험지'의 도전자들은 극복해야 할 숙제가 더 많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왼쪽)와 전상범 국민의힘 강북갑 후보가 2일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에서 유세 중 만났다. 시장이 강북구 갑을 지역구를 걸쳐 있어서다. 이들은 당적은 다르지만 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자고 하는 사람들 아니겠느냐, 끝까지 열심히 하자며 악수를 나눴다. /이새롬 기자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왼쪽)와 전상범 국민의힘 강북갑 후보가 2일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에서 유세 중 만났다. 시장이 강북구 갑을 지역구를 걸쳐 있어서다. 이들은 "당적은 다르지만 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자고 하는 사람들 아니겠느냐, 끝까지 열심히 하자"며 악수를 나눴다. /이새롬 기자

차가운 반응은 없었을까. 전 후보는 "그야말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맨땅에 헤딩하고 있는 처지"라며 "국민의힘 명함 안 받아!"하고 대놓고 말씀하시는 것 이상으로 격한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결국 방법은 계속 부딪치는 것 뿐. 하루 유세 일정을 끝내고 밤 11시까지, 번화가 호프집 등을 돌며 강북구민들과 접촉면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10명 중 3명은 여당, 3명은 야당, 4명은 중도층이에요.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하신 분들이 '그래도 한번 생각해볼까'하는 마음이 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상인분들도 '이종섭, 황상무 사태'로 여권을 향한 여론이 한창 안 좋았을 때보다는 훨씬 따뜻하게 맞아주신 편이에요."

전 후보가 강북갑 유권자들에게 꼭 강조하고픈 '핵심공약'은 GTX-C노선 수유역 연장이다. GTX-C노선(광운대역)을 강북구 수유역까지 연장해 수도권 30분 이동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이다. "대학 시절에도 서울대까지 통학하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렸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1시간 넘게 걸린다"는 점에서다. "강북구 정치인들은 그동안 대체 뭘 했느냐고 묻고 싶어요. 제가 할 일 1순위는 교통문제 해결입니다. 국회에 입성했는데 이걸 못 해내면 다시 선택 받을 자격이 없다, 제 정치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추진할 겁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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