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우리가 고개를 쳐드는 순간 국민은 경계할 것"
투표율 변수…"과반 이상 의석 확보" 전문가 관측도 나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해 강태웅 서울 용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야가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28일부터 13일간 진행되는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총력전에 돌입했다. 여당의 '범죄연대 심판론'과 야권의 '정부 심판론'이 강하게 충돌하는 가운데 대체로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은 의석 과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전체 300석 중 과반 의석을 노리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용산역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151석 승리가 최대 목표, (원내) 1당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 마음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우리가 고개를 쳐드는 순간, 교만한 생각을 마음에 품는 순간에 국민은 우리를 경계하실 것"이라며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정치 지형상 선거가 끝날 때까지 방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어느 한쪽이 200석을 가져갈 만큼 우리 정치 지형이 돼 있지가 않다"면서 "우리 정치 지형은 여전히 51대 49로 팽팽하다"고 밝혔다.
물론 선거까지 남은 약 2주 동안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 현장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고 발언한 이후 민주당은 후보자들에게 개별 대응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선거판을 혼탁하게 할 비방전을 삼가며 유권자의 지지를 얻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판세는 민주당이 우세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일반적인 견해다. 민주당은 전체 지역구 254곳 중 확실한 우세 지역구를 110곳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경합 지역이 많아 예측하기도 어렵고 뭐라 말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많은 국민이 우리 후보들을 지지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일대에서 이용호 서대문갑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해병대 채상병 사건' 외압 혐의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이슈가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이 큰 상황에서 민주당이 연일 유권자의 관심사인 민생을 고리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때리면서 심판론이 부각하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민주당이나 야권이 우세한 쪽으로 흐르고 있는 데다 여권이 (판세 분위기를 바꿀) 반전 계기를 잘못 찾고 있어 이번 총선은 여권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 같다"라면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조금 뺏기겠지만 현재 흐름으로 볼 때 150석 이상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선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투표율이 꼽힌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보다는 진보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다. 진보 성향이 강한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보편적 시각이다. 특히 중도층 표심의 향배가 총선 결과를 결정적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투표 관심도는 꽤 높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뢰로 지난 18~19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총선 관심도 및 투표 참여 의향'을 물은 결과(응답률 1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10명 중 7명 이상(76.5%)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능하면 투표할 생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8.2%로 집계됐다.
유권자 83.3%는 이번 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21대 총선 당시 조사 결과(81.2%)보다 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1대 총선 실제 투표율은 66.2%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화면접(CATI)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프레임은 무선전화 가상번호(89.3%)와 유선전화 RDD(10.7%)를 활용했다. 세부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