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위기론, 마땅한 돌파구 찾지 못하는 국민의힘
입력: 2024.03.27 00:00 / 수정: 2024.03.27 00:00

당내 위기감 확산...김성태 "수도권에서만 위기 겪는다는 뜻 아니야"
'개혁보수' 유승민 거론...한동훈은 오늘 박근혜 예방


수도권 위기론에 빠진 국민의힘이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출근길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위기론에 빠진 국민의힘이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출근길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수도권 위기론에 빠진 국민의힘에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기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낙동강벨트' 등 격전지에서도 열세로 나타나며 위기감은 전국에 확대된 모습이다. 대통령실발 리스크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 '한동훈 원톱 체제'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는 중도층 표심과는 엇갈리는 행보에 나서며 수도권 출마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수도권 위기는 단순히 지역적으로 수도권에서만 여당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한 위원장 1인 중심이고 메시지도 (한 위원장에게) 집중돼 있다.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역할에 한계도 분명히 부딪히는 것"이라며 "인 전 위원장의 합류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시너지 효과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지금 수도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절대적인 단초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승민 역할론'에 대해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면 어느 누구든 가려서는 안 된다"며 "유 전 의원의 개혁보수의 목소리도 국민의힘이 다 담고 있는 보수다. 그렇기 때문에 유 전 의원의 이번 총선 역할을 지금 이 시점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전국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4%가 더불어민주당을 택했다. 국민의힘은 35.3%였다. 같은 기관의 지난주 여론조사에 비해 민주당은 5.5%포인트 상승했으나 국민의힘은 3.7% 하락하며 격차는 15.2%포인트로 벌어졌다.

특히 정치 성향이 '중도'라고 응답한 유권자 중 국민의힘을 선택한 비율은 28.2%에 불과해, 민주당 52.2%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양당이 초접전(민주당 43.2%, 국민의힘 44.0%)을 벌였으나 경기·인천에서 20%포인트 이상 차이(민주당 53.8%, 국민의힘 32.5%)가 났다. 격전지인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힘(37.9%)은 민주당(48.1%)과 10%포인트 이상 뒤처졌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섰다.

비례정당 투표 의향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28.1%로, 조국혁신당 29.1%와 접전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주도의 더불어민주연합은 21.6%였다.

응답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악재로 물가 급등·민생문제(34.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17.1%)과 윤한갈등(9.7%), 의료계 파업(9.1%), 황상무 전 시민사회 수석 논란(4.8%)이 뒤를 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김형동 의원,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배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김형동 의원,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배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도권·중도층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텃밭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한 위원장 취임 후 첫 방문인 데다 지난 21일 대구·경북지역 유세 이후 닷새 만이다. 이에 총선을 보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의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도층에서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큰 만큼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나온다.

최근 민생을 강조하던 기류에서 이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회귀한 듯한 모습도 보인다. 한 위원장과 '투톱'을 이루는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4·10 총선은 이념과 사상이 많이 대립돼 있다"며 "이념과 사상에 대해서는 전쟁을 치러서라도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 너무 중요한 선거"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념을 꺼내 들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로 14년째가 되는 천안함 폭침을 언급하며 "강력한 안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자유, 평화, 번영은 물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리의 정체성도 지킬 수 없다"고 '반국가세력'에 대해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전날(25일) 밤 전국 시·도당에 '더이상 이 나라를를 범죄자들·종북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가 하루 만인 26일 오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을 '중도층 이탈만 불러올 것'이라는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도부가 수도권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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