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서도 전락"…이재명 연이은 말실수에 '설화령' 무색
입력: 2024.03.25 11:34 / 수정: 2024.03.25 12:05

"경기북부 분도? 강원서도로 전락" 실언에 사과
유권자에게 "2찍" 발언 등 '설화 리스크' 확대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김한나 서초갑 후보, 홍익표 서초을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이 대표는 이날 강원서도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동률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김한나 서초갑 후보, 홍익표 서초을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이 대표는 이날 '강원서도'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4·10 총선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지원 유세에서 했던 돌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총선 판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당 구성원들에게 내렸던 '설화주의보'가 이 대표의 연이은 말실수로 무색해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여당의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설화 리스크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대표는 24일 서울 송파구 새마을전통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 북부가) 강원도처럼 재정적으로 어렵고 접경지대여서 정말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을, 전락이란 표현으로 과도하게 한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전날 의정부시에서 경기북부 분도 추진 계획에 대해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언한 데 대한 사과다.

이 대표는 최근 전국 곳곳의 지원 유세에서 '정부 심판론'을 부각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해 고강도로 비판하고 있다. 민생과 경제, 안보와 외교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면서 유권자가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반윤'이라는 선명성이 뚜렷한 메시지를 발신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모습이지만, 계속되는 설화 논란을 자초하며 오히려 여당에 공세의 빌미를 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을 방문해 인천에 출마한 각 지역구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을 방문해 인천에 출마한 각 지역구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당 일각에서 우려하는 지점이 이 대목이다. 한 수도권 후보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여러 번 선거를 치러본 이 대표가 '사이다' 발언과 실언을 구별하지 못하는 건 아니고, 순간적인 실수일 것"이라면서도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한 치 앞도 모르는 불확실한 시기에 상대 진영에 판을 흔들 변수와 공격 소재를 준다면 여러모로 우리 당과 여러 후보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선거철에 접어든 이후 이 대표의 말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인천 계양에서 선거운동 도중 한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물었다. '2찍'은 지난 대선 때 기호 2번의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이들을 비하하는 멸칭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SNS에 "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은 비하해서 표현해도 된다는 저급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경선을 치렀던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단수 추천됐다며 사실과 다르게 발언한 이후 과실을 인정하며 여당과 정 의원에게 사과했다. 정 의원은 돈봉투 수수 의혹으로 공천이 취소됐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울산에서 원내 1당인 민주당의 기호를 2번으로 착각해 바로잡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기호는 선거법에 따라 원내 의석수대로 정해진다.

이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지만, 오히려 자기가 설화 경계령을 어기는 셈이다. 그는 지난 13일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저부터 절실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겠다"면서 "저를 비롯한 민주당의 모든 후보와 당의 구성원들도 앞으로 더한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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