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갭 투기·재산 허위신고 의혹...이재명 "당과 국민에게 용서 못할 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김한나 서초갑 후보, 홍익표 서초을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부동산 갭 투기 의혹과 재산 허위 신고 논란에 휩싸인 이영선 후보(세종갑)의 공천을 취소한 것에 대해 "정말로 팔 하나는 떼어내는 심정으로 고통스럽고 안타깝지만, 무공천 하는, 공천을 철회하는, 제명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새마을전통시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영선 전 후보는 당과 국민에게 용서하지 못할 죄를 지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를 갖고 있는데 아파트 한 채와 오피스텔만 당에 신고했다고 한다"며 "국민에게 모범이 돼야 할 의원이 갭 투기로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주고, 심지어 공당 공천 심사를 하는데 당과 국민을 속이는 사람은 우리가 의석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로 들어오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 목록에 따르면 이 전 후보는 배우자 공동 지분 등을 포함해 아파트 4채(경기 고양시, 인천 서구, 세종시 등)와 오피스텔 6채(경기 수원·구리시, 대구 달서구, 대전 유성구 등)를 신고했다. 상가 1채와 임차권 1건 등도 포함해 38억287만원 상당이다. 채무는 배우자와 합해 대출 6건과 임차·임차보증금 10건 등 37억6893만원으로, 부동산 소유 규모와 비슷하다. 이에 전형적인 갭 투기로 보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대표는 이 전 후보를 전날 제명하고 공천 취소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당의 비상 징계 권한이 대표에게 위임돼 있기 때문에, 어제(23일) 보고 받는 즉시 윤리감찰을 지시하고 본인과 직접 통화해서 사실관계 확인 후 빠르게 징계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당이 검증을 제대로 못 한 것도 있지만, 현 제도상의 한계 때문에 검증을 할 수가 없다"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법 개정을 통해 당사자 재산 상태는 검증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선택권을 사실상 박탈당한 세종갑 지역 유권자 여러분께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이 조치 때문에 절대 우세지역에 가까운, 우세지역인 세종갑 의석을 한 석을 사실상 상대 정당에 주다시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독자로 과반 할 수 있게 151석을 꼭 만들어주십시오'라고 하는 도중에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는 지역의 공천을 취소한 것은 참으로 위험하고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 정도 투기를 일삼는 후보를 마구 공천한 국민의힘과 우리의 이 충정을 비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민석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로서는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기 위해서 이번에 긴급하게, 신속하게 공천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헌·당규를 위반한 중대한 해당 행위이자 국민 눈높이에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의석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고 부득이 제명 및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출신인 이 전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이 대표 법률특보로 활동하며,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 낙상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형사고발을 주도했다.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이 지난 만큼 이 전 후보가 공천이 취소됨에 따라 민주당은 세종갑에 새 후보를 낼 수 없다. 세종갑 선거구는 국민의힘 류제화,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