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드는 정치'…尹 심판론에 또 고개 든 '야권 200석'
입력: 2024.03.22 00:00 / 수정: 2024.03.22 00:00

이재명, '사과 한 개 만 원' 尹 민생 파탄 저격
'정권심판론' 부각하는 가운데 지지율 반등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물가상승에 살기 힘든 민생 경제를 지적하며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물가상승에 살기 힘든 민생 경제를 지적하며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유세에 나서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통시장에 들를 때마다 연신 무언가를 손에 '들며' 정치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 파는 과일, 채소 등을 들고 연설에 나선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물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 민주당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권심판론'에 힘이 실리며 지지율도 반등세를 보였다. 이 대표의 '낙관론 견제'에도 당내 일각에서는 이른바 '야권 200석 확보'를 주장하는 등 지지율 상승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최근 지역 유세에서 연일 윤석열 정부의 '민생파탄'을 지적하며 정권심판론을 강조 중이다. 지난 20일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을 방문해 대파 한 단을 손에 들고 연설에 나섰다. 그는 "여러분 (대파 한 단이) 850원짜리가 맞느냐"라고 물으며 "서민들에게 예산을 지원하면 돈이 돈다. 이걸 소비 승수효과라고 한다. 이 무식한 양반들아"라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판매대 앞에서 "그래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 방문 당시 해당 마트는 농식품부의 30% 지원 할인 지원과 당일 추가 할인 등이 더해져 대파를 최저가 수준에 판매한 것이 밝혀졌다. 이후 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의 가격도 제대로 모른다는 국민 여론이 불거지며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지난 19일에도 이 대표는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왼손에는 한라봉을, 오른손에는 사과를 들고 즉석연설에 나섰다. 두 과일은 이 대표가 지지자들로부터 현장에서 선물 받은 물건이었다. 이 대표는 "(요즘)과일이 너무 비싸지 않나. 사과 하나에 만 원이 말이 되나"라며 "정말 터무니없는 물가에 우리 서민들이 너무 고통받고 있다. 이게 바로 정부의 능력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1일 광주를 찾아서도 "만 원으로 밥 한 끼는커녕 사과 한 개나 겨우 살 수 있다"며 "구제불능 민생노답 정권(은) 국민이 심판해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해야 한다"며 '정권심판론' 목소리를 키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에서 한 지지자에게 받은 과일을 들고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에서 한 지지자에게 받은 과일을 들고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여론조사 수치 등을 미뤄봤을 때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올수록 당 지지율 반등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 도피 논란을 일으키고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이른바 '회칼 테러' 발언으로 사퇴하는 등 정부의 실책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심판하고자 하는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이다.

일례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4월 총선에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9%로 직전 조사 대비 2%p 올랐다. 반면 '국정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4%로 1%p 내린 수치였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18.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대표는 전국 유세에서 '151석 과반'을 강조하며 민심을 호소하고 있다. 제1야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강조하되, 판세를 낙관하지 않음으로써 겸손한 태도를 보이려는 것이다. 당 최고위도 지난 19일 밤 회의를 통해 비상 징계 의결 권한과 후보자 자격심사, 중앙당 및 시도당 주요 당직 임명 권한 등을 총선까지 이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전국 후보자들의 '막말 리스크' 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또다시 '야권 200석 의석' 발언이 나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20일 민주당 인천 출마자 14명이 모인 이 대표의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방문 당시 김교흥 서구갑 후보는 "인천 민심이 대한민국의 천심이다. 인천이 14석 당선되면 우리(민주당)가 200석을 당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일영 연수을 후보도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힘차게 심판하자"고 덧붙였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1일 야권 세력이 200석을 차지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라디오에서 남겼다. /남용희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1일 '야권 세력이 200석을 차지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라디오에서 남겼다. /남용희 기자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도 CBS 라디오에서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 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당 지도부는 과도한 의석수 언급을 자제해달라며 자제령을 내렸다. 김민석 상황실장은 이날 관련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언급과 발언들로 선거 전체에 해를 미치거나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 주시길 모든 후보께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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