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전면 폐지
신축 非아파트 10만 호 매입해 전·월세 공급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열린 스물한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뉴빌리지 사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모든 주민들이 깨끗한 집과 아파트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도록 '뉴빌:리지 사업'(약칭 '뉴:빌 사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등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스물한 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의 원도심 노후화, 높은 주거비용, 문화 인프라 격차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글로벌 선도도시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원도심 재생, 거주비용 절감, 품격 있는 문화 융성을 통해 수도 서울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명실상부한 글로벌 탑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먼저 영등포를 비롯한 서울의 원도심을 대개조해서 도시 공간을 혁신하고 민생을 확실히 살려내겠다. 무엇보다 도시 재생 정책을 근본적으로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뉴:빌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빌사업은 10호~50호 규모의 노후 단독주택과 빌라촌을 새로운 타운하우스와 현대적인 빌라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도시 재생이라면서 펼쳐온 벽화 그리기, 화단조성같은 사업들이 주민의 삶에 실제 도움이 됐나. 이런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민생에 실제 도움되고 민생 살리는 방향으로 도시 재생사업을 완전히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노후 주택 정비 자금을 저금리로 융자해주고 또 주차장, CCTV, 운동시설 포함한 주민공동시설 설치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집을 다시 짓고 싶어도 엄두조차 낼 수 없었지만 이제 몇 가구만 모여도 뉴빌사업을 통해 깨끗한 새집과 편리한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바로 시범사업 공모를 시작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편해서 추가적인 재정부담 없이 향후 10년간 이 사업에 10조 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재정 지원 계획도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집값을 비롯한 거주비용 절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징벌적 과세부터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르자 이를 징벌적 과세로 수습하려 했다. 특히 공시가격을 매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소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시행했는데, 곳곳에서 엄청난 부작용이 드러나고 국민 고통만 커졌다"며 "지난 정부에서 5년간 공시가격을 연 평균 10%씩 총 63%까지 올렸다. 결과적으로 집 한 채 가진 보통사람들의 거주비 부담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 2020년 수준으로 현실화율을 돌려놨다며 "우리 정부는 더이상 국민들이 마음 졸이는 일 없도록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 개정 전이라도 시행령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준폐지 수준의 효과가 나오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으로 전월세에 살고 있는 국민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전·월세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앞으로 2년간 신축 중소형 주택 10만 호를 공공이 매입해 저렴한 전·월세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0만호라고 하면 분당 아파트 숫자보다 좀 많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정부는 2만5000호는 주변 시세 90%의 가격의 전세로 무주택 중산층에게 임대하고, 7만5000호는 저소득층에 주변시세보다 50~70%까지 저렴한 월세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청년과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비지원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월세 지원사업'의 지원대상(보증금 상한제 폐지)과 기간(1년에서 2년으로)을 확대하고, 저소득층 주거급여 지원대상을 임기 내 150만 가구, 지원 금액을 4조3000억 원까지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서울이 다른 지역들에 비해선 비교적 문화예술환경이 나은 편이지만 950만에 달하는 서울의 인구와 국가 수도로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결코 만족스럽다 할 수 없다"며 서울의 인구와 위상에 걸맞게 문화예술 인프라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영등포구에서 문래동에 추진하는 예술의 전당 사업과 서울시가 여의도공원에 추진하는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신속한 투자심사 진행 등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청년들이 많이 찾는 마포·홍대 일대는 '당인리 문화창작 발전소' 설립을 계기로 청년 복합예술 중심지로 조성하고, 서울역·명동·남산 일대는 '서울역 복합문화공간' 및 '남산 공연예술창작센터'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한강의 기적이 대한민국 성장과 번영의 역사를 상징한다면 새롭게 일으킬 제2의 한강의 기적은 서울의 도시 혁신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파리 뉴욕 런던을 넘어서는 글로벌 인류도시로 발전시켜 국가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노후지역 거주자 등 서울 시민, 주택 및 도시계획 전문가, 문화예술인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