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단계적 의대증원 좋겠지만 너무 늦어…매번 진통 겪을 수 없다" 
입력: 2024.03.18 16:42 / 수정: 2024.03.18 16:42

서울아산병원 찾아 의료진 격려
"'증원 수 조정 않으면 대화 불가' 말고 후배 설득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박승일 병원장 등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단계적 증원 요구에 대해 사실상 거부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박승일 병원장 등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단계적 증원 요구에 대해 사실상 거부했다.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증원을 단계적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졌다면 좋겠지만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역대 정부들이 엄두를 내지 못해 너무 늦어버렸다"며 "매번 이런 진통을 겪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병원 방문은 지난달 정부의 의료개혁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의료계 집단행동 상황에서도 소아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까지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면서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자, 의료 현장의 건의사항을 듣고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직접 설득하기에 나선 것이다.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비상 상황에서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애쓰는 의료진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는 꾸준히 증가하는 의료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원 수를 조정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고수하지 마시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후배들을 설득해 달라"고 호소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간담회에서 △전임의로 복귀 예정인 군의관에 대한 조기 복귀 허용 △소아진료 분야의 인력난 해소 및 늘어나는 적자 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 필요성 △소아외과에서 어린이 특성에 맞는 중증도 평가기준 마련 필요성 △고위험 임산부 증가 등에 따른 고위험 분만수가 현실화 필요성 △태아진료센터 지원 △간호사 업무 범위의 제도적 명확화 등을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온 건의사항에 대한 신속한 이행을 약속했다. 먼저 "제대 후 전임의로 병원에 복귀 예정인 군의관들은 제대 전이라도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방안을 즉시 강구하라"고 현장에 배석한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또한 의료수가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정부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의 정책지원수가를 한 차례 늘린 바 있으나 앞으로는 더 상향해 초진은 물론 재진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국가 안보를 위해 쓰는 재정을 아까워해서는 안 되듯이 국민 생명을 위해서도 예산을 아끼지 않겠다"며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병원이 재정난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진료에 대해 확실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걱정하는 것처럼 의료 질 저하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 완수를 위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개선이 필요한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의사와 간호사 여러분들께서 의견을 주셔야 한다"고 "정부를 믿고 대화에 나와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소아혈액종양병동 내 병원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소아혈액종양병동 내 병원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간담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소아혈액종양병동 내 병원학교를 찾아 자원봉사 교사와 간호사, 환아를 격려했다.

이날 방문에는 서울아산병원 측에서는 박승일 병원장, 이제환 진료부원장, 박수성 기획조정실장, 고태성 어린이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등 참모진이 함께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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