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얘기 그만"…이재명, 단 한 개 질문의 기자회견
입력: 2024.03.18 16:16 / 수정: 2024.03.18 16:16

이재명, 양문석 거취? "책임 물을지는 국민이 판단"
마포 현장 기자회견, 질문 단 1개 받고 일방적 종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포=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포=배정한 기자

[더팩트ㅣ마포=신진환 기자] "양문석 얘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현장 기자회견이 단 하나의 질문으로 끝났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실패한 불량품' 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거취와 관련한 취재진의 연이은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현장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포갑 이지은 후보, 마포을 후보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각자 자기의 선거운동복을 입고 함께했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첫 질문으로 양 후보의 거취에 관한 물음이 던져졌다.

이 대표는 "(양 후보의 과거) 발언이 지나쳤고 잘못된 것도 맞다"면서도 "그 이상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국민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양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16일에도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며 나도 마찬가지"라며 양 후보의 공천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막말과 쌍욕을 해가면서까지 비난했던 집단이 있다"며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환생경제'라는 연극으로 노 전 대통령을 비난했던 일을 소환했다. 2004년 8월 의원 연찬회 때 한나라당 연극단 '여의도'가 연출한 연극에는 노 전 대통령이 경제를 버리고 술에 찌들어 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현장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연단에서 내려오며 휘청이고 있다. /마포=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현장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연단에서 내려오며 휘청이고 있다. /마포=배정한 기자

이 대표는 "최근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후보가 통화에서 '갑자기 왜 국민의힘이 노 전 대통령 조롱에 대해 흥분하고 노 전 대통령을 위하는 조직이 됐을까'(라고 했다)"라며 "누구라도 노 전 대통령을 비난한 언사에 대해 비판할 수 있지만 최소한 국민의힘은 그럴 자격이 없다. 국민은 다 기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자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양 후보와 관련한 질문이 재차 나오자, 이 대표는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양문석 (후보) 얘기는 그만해도 될 것 같다. 다른 얘기해주면 좋겠다. 다른 질문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직후 "양 후보의 질문을 안 받겠다고 하셨는데…"라는 또 다른 기자의 말을 끊으며 "이걸로 오늘 기자회견을 마치겠다"면서 마이크를 내려놨다. 이 대표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기자회견이 끝났다.

지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한 남성은 "(이종섭) 호주대사나 물어 보라"며 힐난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 신분이다. 이 대표는 제지하지 않았다. 마포 현장에 도착한 뒤 "고함을 치고 다녀 목이 아프다"고 언급한 그는 단 하나의 질문을 받은 기자회견을 종료, 다시 육성으로 자기 할 말을 이어나갔다.

"(중략) 이 정권은 얼마나 오만한지, '내가 하는데 어쩔래, 마음대로 하라'는 이런 태도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이 이 나라 주인이다, 나는 국민에게 고용된 임시 대리인이다, 권력은 부모가 물려주거나 하늘에서 준 게 아니고 잠시 맡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국민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나."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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