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 하 야권 연합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4일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의 '후보 부적격 결정'을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 두번째부터)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맏이'를 자처하며 야권(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단체 등)과 연합해 만든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후보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4석으로 예정됐던 시민단체 측 후보들에 관해 '반미 논란', '병역 기피(양심적 병역거부)'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서며 서로 간 의견 충돌이 커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표심이 더불어민주연합이 아닌 조국혁신당으로 선회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른바 '몰빵론'(지역구도 비례대표도 다 민주당에 투표하자는 뜻)을 주장하고 나섰으나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더불어민주연합은 시민사회 몫 국민후보로 전지예 전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과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등 4명을 국민후보로 선발했다. 그러나 전 전 위원과 정 전 이장이 '반미 논란' 경력이 불거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 선정에 강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 사람은 논란과 관련해서 '철 지난 색깔론'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총선의 기치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시민사회 측 국민후보 추천 심사위원회는 13일 심사위원 전원회의를 연 이후 다음 날인 14일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이주희 변호사를 비례대표 국민후보로 재추천하기로 했다.

여기에 3번째 후보였던 임 전 소장도 비례대표 후보 심사 과정에서 '병역 기피'를 사유로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며 민주당과 시민단체 간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임 전 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2004년 4월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1년 4개월을 복역한 뒤 故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임 전 소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은 이미 대체복무를 인정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병역 기피와 구분하는 선진 제도를 갖춘 나라"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제가 마지막이길 바란다"라고 남겼다. 임 전 소장은 더불어민주연합 측에 이의신청했으나 기각당했다.

시민단체 측은 임 전 소장의 컷오프를 철회하라며 즉각 반발했다. 국민후보 추천 심사위원회는 이날 비상 회의를 개최한 뒤 더불어민주연합에 임 전 소장에 대한 부적격 결정 철회를 요청하기로 했다. 시민단체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더불어민주연합과의 '연대 파기' 가능성까지도 점쳐진다.

더불어민주연합 측의 임 전 소장 '컷오프' 결정에 시민사회 및 진보당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사회 측은 임 전 소장 컷오프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상상 초원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사진은 박석운 국민후보 추천 심사위 상임위원. /뉴시스

박석운 국민후보 추천 심사위 상임위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부적격 철회 요청이) 만일 받아들이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오늘 중 상임위에서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후보 추천) 한 명 정도를 비워두는 것을 넘어 총체적인 방안, 인권단체·시민사회가 함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당을 압박했다.

진보당 윤희숙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양심적 병역 거부'를 '병역 기피'라 판단하고 컷오프 통보를 하다니 유감이다"라며 "임 전 소장이 국회로 입성할 그날을 위해 진보당도 함께 연대하겠다"고 당의 결정을 비판했다.

임 전 소장의 컷오프 결정을 두고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군인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임태훈 국민후보의 낙천에 대해 정말 많은 분이 재고하라는 의견을 밤사이 보내왔다. 그 의견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며 "민주당이 원칙에 더욱 철저한 정당이 되어 사회적인 편견과 부당한 정치공세에는 단호하게 맞서면 좋겠다"고 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전날 서울 동작구 류삼영 후보 유세에서 "빵은 몰빵이 제일 맛있다. 더불어민주연합도 민주당과 한배, 한 쌍둥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은 유세 당시 류삼영 후보, 이재명 대표, 백 공동대표. /배정한 기자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 지지도를 넘어서는 결과까지 나오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연합은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 나타나는 투표 양상인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를 제지하고 나서며, '몰빵론'으로 야권 연합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 중이다.

민주당 영입인재인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3일 서울 동작구 류삼영 후보 유세에서 "제가 오다가 빵을 하나 받았다. 한마디만 하겠다. 빵은 몰빵이 제일 맛있다. 더불어민주연합도 민주당과 한배, 한 쌍둥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라"라고 조국혁신당에 견제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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