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전남, 광주 지역 발전 방안을 소개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전남 무안군을 찾아 "이순신 장군의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정신으로 정부도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광주를 연결하는 초(超)고속도로 건설, 광양항 자동화 항만 구축 등 지난 대선 공약 이행 계획을 밝히고 지역 맞춤형 발전 방안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전남의 생활권을 확장하고 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가 교통 인프라 확충"이라며 "영암에서 광주까지 47km 구간에 약 2조6000억 원을 투입하여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세부계획 마련을 위한 연구에 즉시 착수하는 등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영암-광주 구간 초고속도로 건설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또한 윤 대통령은 초고속도로를 자율형 주행차의 테스트 베드로 쓰겠다면서 "이 길을 통해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서남권을 더욱 많이 찾게 되고 전남 관광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이곳을 미래차, 자율차 관련 기업들이 실증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관광과 비즈니스를 한꺼번에 잡는 교통 인프라로 만들겠다"고 활용 방안도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건설 중인 광주-강진 고속도로(51.1km)와 예타 중인 강진-완도 고속도로(38.9km) 건설, 전라선 익산-여수 구간(180km) 고속화의 속도를 높이고, 전라선 고속철도 개선에 1조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전남 지역 산업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바꿔나가고 미래먹거리 산업도 육성해 나가겠다며 관련 정책을 소개했다.

광양항 자동화 항만 구축에 속도를 내 경쟁력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는 선거 때와 또 그 이후에 광양항을 두 번 찾아 광양항의 시설들 꼼꼼하게 살펴봤다"며 "광양항에서 추진 중인 7000억 원 규모의 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물류를 효율화시키고 핵심 장비의 국산화를 통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차전지와 콘텐츠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큰 광양과 순천의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남을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거점이자 아시아의 우주항, 스페이스 포트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전날(13일) 출범한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체제의 핵심 축 중 하나인 전남 고흥에 민간 발사장 구축, 발사체 기술사업화센터를 건립하고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전남 지역의 경쟁력 있는 농·축산업의 첨단화, 수산업 수출 확대 등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무안과 함평 지역에 AI(인공지능) 기반의 첨단 농축산업 융복합지구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농축산업의 첨단 산업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 기술 고도화를 통해 미래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농축 산업이 고소득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서 청년들이 기술을 활용한 농업 분야로 들어오게 해서 일자리를 창출할 뿐 아니라 농촌의 활력을 되찾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K푸드이자 국내 수산물 수출 1위인 김을 전남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목포 수산식품 수출단지 조성에 1200억 을 투입하고, 나주 수산물 가공 유통 시설을 타지역에도 추가로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감척 어선을 활용하여 중국의 불법 어구를 상시적으로 철거하는 체계를 마련해 중국의 불법 어업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문화와 교육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균형발전 방향'을 이번 토론회에서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남부권 광역 관광 개발 사업으로 전남에 1조3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보성 차밭, 여수 바다, 신안섬, 진도 민속과 같이 전남 도시들이 지닌 특색 있는 문화를 잘 융합해서 관광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서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순천을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는 문화 콘텐츠 산업 중심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며 "애니메이션 제작 기업들과 복합문화공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조속하게 조성해서 K-디즈니의 핵심 인프라로 키우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정부는 콘텐츠 코리아랩과 콘텐츠 기업 지원 센터가 콘텐츠 기업들의 제작, 투자 유치, 글로벌 유통, 홍보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전남 지역 7개 기초 지자체를 언급했다. 광양(신소재) 나주(에너지), 목포·무안·신안(해양관광), 영암·강진(미래농생명산업) 등은 지역 발전 전략에 따른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윤 대통령은 "각 지역의 발전 전략과 밀접한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서 전남에서 키운 인재들이 전남에서 일하고 전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초반부터 호남에 각별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선거 때부터 호남이 잘돼야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며, '양무호남 시무국가'를 언급하고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신으로 우리 정부도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두발언을 마치면서 검사 시절 광주 근무 경험을 소개하며 "주말이면 호남 지역 전체를 많이 둘러보고 살폈다. 많이 정도 들었다. 2005년에 제가 광주에서 떠날 때 대표로 전별사를 했는데 전별사를 다 읽지 못할 정도로 호남에 많은 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 마음에서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2023년 2년 연속 5.18 기념식에 모든 정부 구성원들과 함께 참석했다. 순천만 국제 정원 박람회, 목포체전을 비롯해서 수시로 호남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민생토론회가 올해 1월 4일부터 시작된 이래 호남 지역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야권의 '호남 홀대론'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남 지역 우주항공, 2차전지 등 첨단 미래산업 관련 기업인, 학부모, 지역주민, 전남 지방시대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대중 전라남도 교육감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 자리에 함께했다.

unon8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