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국 향배 가를 제1당 여부 관심사
판세 혼조세…제3지대 정당 성과 미미 전망
민생경제 영향 가능성도
22대 총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본격적으로 총선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배정한·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4·10 총선이 29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가 공천 작업을 마무리 단계에 들면서 본격적인 총선 체제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정권안정론'을 앞세우는 국민의힘과 '정부심판론'을 외치는 더불어민주당의 양강 구도 속에 치러질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많다.
이번 총선 초미의 관심사는 어느 정당이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를 제1당을 차지하느냐다. 국민의힘이 의회 권력을 장악한다면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 정부의 정책 입법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연승을 이어간다면 정국 주도권을 확보,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야권과 대치 정국에서 유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 만약 총선에서 야권에 과반 의석을 내준다면 윤석열 정부는 조기 레임덕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최근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우려할 정도로 권력 누수 현상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총선 승패는 선거 지휘자의 책임까지 가를 절대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향배가 이번 총선에서 갈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국단위 선거는 확연히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큰 제로섬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은 두 정치인의 정치적 책임이 걸린 셈이다.
제3지대의 군소정당이 이번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냐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남용희 기자 |
현재까지 총선 판세는 안갯속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무선 97%·유선 3%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은 3.9%,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민주당(43.1%)이 2주 만에 국민의힘(41.9%)에 역전했다.
지난달 설 연휴 이후 민주당 안에서 소위 '비명횡사' 공천 파동과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한 압도적인 국민 지지가 맞물려 여당의 우세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공천 불복 등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고, 현역 다선 의원들의 돈봉투 의혹과 '이토 히로부미는 잘 키운 인재'라는 실언 논란 등으로 지지율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2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수도권이다. 여야도 최대 표밭인 수도권을 승부처로 꼽을 정도로 이견이 없다. 전체 지역구 의석 254석 중 무려 122석이 걸렸다. 수도권 의석이 전체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특정 지역에 강세를 보이는 정당이 있긴 하지만,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곳이 더 많아 어느 쪽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만큼 특정 정당에 충성도가 높지 않은 중도층이 많은데, 여야가 외연 확장의 성공 여부에 따라 판세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거대 양당제를 타파하는 대안 정당이 되겠다며 뭉친 제3지대의 개혁신당,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가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군소정당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냐에 따라 선거 이후 정개 개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제3지대 정당의 성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비례에서 상당히 당선자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신당(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새로운 미래)은 지지율이 너무 저조한 데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당 간 싸움으로 분위기가 잡혀갈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총선에서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경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총선에도 민생 경제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률 기자 |
이번 총선에서 민생 경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천 잡음 문제와 별개로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현안이라는 이유에서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했다.
민주당이 과일값과 채솟값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고 있다며 정부를 압박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사천 논란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한 고민정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해 "잇따른 부자 감세로 정부 재정이 쪼그라들어서 고물가에 대응할 여력도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빙자한 관권선거를 하고 있지만, 그 자리에서조차 경제 문제를 풀 해법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최고위에서 5대 국가 비전 중 하나로 물가상승률 2% 관리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8일에도 물가 상승을 거론한 뒤 "현실도 제대로 모르고 아무런 대책도 없는 정말 무능한 정부, 그 자체"라며 "윤 대통령은 이름만 민생토론회인 사실상의 관권선거운동 하지 말고 물가부터 먼저 잡으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