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친명, 친문 없다", 고민정 최고위원직 복귀
김부겸, 이해찬 선대위원장 수락, 이재명 임종석 실장 러브콜 계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민주당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 참석한 이 대표와 김 전 총리./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22대 총선을 30여 일 앞둔 11일 친문(친문재인)계 좌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친명(친이재명) 끌어안기에 이어 김부겸 전 총리의 선대위원장 수락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봉합에 나섰다. 공천 작업 막바지에 계파 갈등을 수습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2일 선대위를 띄운 후 이재명 대표를 비롯, 이해찬 전 대표·김부겸 전 국무총리 '3톱 체제'로 본격 총선 모드에 나선다.
임 전 실장은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임 전 실장은 "이제부터는 친명도 비명도 없다"며 "아픔을 뒤로하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호소드린다"고 했다. 본인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컷오프(공천배제)된 후 탈당을 고심했던 임 전 실장이 잔류를 택한 지 일주일 만이다.
동시에 또다른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도부에 복귀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공천 파동 과정에서 반발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지 13일 만이다. 고 최고위원은 "걸어온 길이 조금은 다를지라도, 생각하는 바가 다르더라도 거대한 '윤석열'이라는 권력 앞에 연대하지 않으면 너무나 많은 이들을 잃게 될 것"이라며 복귀 사유를 밝혔다. 민주당 '원팀' 체제에 친문계 인사 모두 뜻을 모은 것으로, 민주당 공천 파동에 따른 비관적 총선 전망이 계속되자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친명은 없다"며 이재명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28일 오전 임 전 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 김부겸 전 국무총리·이해찬 전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명이니 친문이니, 이런 말들은 이제 우리 스스로 버리자. 우리는 다 민주당"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막고, 국민을 지켜야 하는 사명이 지금 우리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이 대표로부터 제안 받은 선대위원장직을 계속해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공천 파동에 따른 여론이 악화일로에 치달으면서, 선거 패배시 정치적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김 전 총리가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만큼, 측근들의 만류도 계속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총리 측 정국교 전 의원은 "계륵에 불과한 선대위원장직은 맡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진언 드렸지만, 김 전 총리께서 민주당의 승리가 개개인의 이익보다 우선이라는 대승적 결단으로 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로서 공천 파동으로 수렁에 빠졌던 민주당이 차츰 봉합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대위원장직 수락 전 김 전 총리와 이 대표가 공천 등을 두고 입장 차가 있어 시간이 걸린 것으로 들었다"며 "선거가 어려워지니 결국 김 전 총리께서 나선 것이고, 앞으로도 민주당 원팀을 더 강조할 것"이라고 봤다.
앙금이 남은 친문계와 친명계 간 갈등 전격 봉합을 위해선 임 전 실장의 선대위 합류가 관건이다. 이 대표는 "임 실장님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부탁했는데 '감투도 의전도 형식도 원치 않는다'고 말씀해주셨다"며 "민주당 승리를 위해 함께 하는 여러 길을 같이 고민해 주면 좋겠다"며 선대위 합류를 제안했다. 김민석 민주당 상황실장은 "임 전 실장이 당의 결정을 수용했고,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이 임 전 실장과 대화해보겠다고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걸림돌 없이 열려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며 임 전 실장 합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와 관련해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6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대위원장급으로 해서 전체 선거의 얼굴로 내세우면 그간의 갈등도 상당히 많이 봉합이 되고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임 전 실장이 당 봉합의 핵심카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