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건희 특검법' 끝난 뒤 칼바람...공천 파열음 시작
입력: 2024.03.07 00:00 / 수정: 2024.03.07 08:50

안병길·유경준·홍석준 공관위에 이의신청...갈등 커지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오후 서울 중앙당사에서 2차 경선·15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오후 서울 중앙당사에서 2차 경선·15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지역구 공천작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현역의원의 공천배제(컷오프)가 많아지면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부담에서 벗어난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물갈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역의원이 포함된 경선 결과 발표가 남은 가운데 탈락하는 현역의원이 늘어날 경우 내홍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안병길(초선, 부산 서·동)·홍석준(초선, 대구 달서갑) 의원 등이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유경준 의원(초선, 서울 강남병)은 이날 오전 이의신청을 했으나 이날 저녁 철회했다. 전날(5일) 유 의원은 '한동훈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전략공천되면서, 홍 의원은 '박근혜 복심'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공천되면서 컷오프됐다. 안 의원 지역구는 3자경선이 결정됐는데 안 의원은 배제됐다.

컷오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우려가 나온다. 유 의원은 이날(6일) 이의제기 철회 전, "시스템공천을 자부했던 공관위의 정략적 지표에 근거하지 않은 의사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시스템공천이 아니다. 특정인 경선 배제를 위한 불공정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낮 12시께 장동혁 사무총장으로부터 재배치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순서가 틀렸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지역구 경쟁력 평가에서 49%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7명의 후보 중 1위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유승민계라는 점에서 '찍어내기'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앞서 친윤계 초선의원인 강민국(경남 진주을)·박수영(부산 남갑)·배현진(서울 송파을)·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 등이 일찍이 단수공천을 확정하며 '친윤 불패'라는 말도 나왔다. 공관위는 이례적으로 자료를 공개하며 유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천배제된 안병길(초선, 부산 서·동)·유경준(초선, 서울 강남병)·홍석준(초선, 대구 달서갑) 의원 등이 6일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뉴시스
공천배제된 안병길(초선, 부산 서·동)·유경준(초선, 서울 강남병)·홍석준(초선, 대구 달서갑) 의원 등이 6일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뉴시스

홍 의원도 공관위에 이의신청 뒤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평가 10~30% 이하는 감점, 도덕적 결함이 있을 때는 경선 배제한다는 게 대원칙"이라며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배제됐다는 것은 '정무적 판단'이라는 미명 아래 (공천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현역인 홍 의원을 제치고 '박근혜 복심'이라 불리는 유 변호사가 단수공천된 것도 대구·경북(TK) 지역에서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고려한 정무적 판단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예방했다는 점에서다. 박 전 대통령도 지난 5일 북콘서트에서 "정치에 다시 참여하지 않겠다"면서도 "국민 여러분의 큰 사랑에 보답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총선 간접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유 변호사도 패널로 참석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데이터로 보면 유 변호사가 2등 후보와 점수 차이가 많이 난다"며 시스템공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정무적 판단을 역으로 했다. 빠른 시간 내 단수공천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너무 배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발표를) 늦췄다고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국민공천'을 실시하기로 한 지역구 현역의원들도 있다. 서울 강남갑·을, 울산 남갑(이채익·3선), 대구 북갑(양금희·초선), 대구 동·군위갑(류성걸·재선)으로, 지역구 현역의원들이 사실상 컷오프됐다. 이 의원은 전날(5일) 결과 발표 뒤 페이스북에 "오늘 국민의힘이 나를 버렸지만 좌절하지 않겠다. (당을)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면서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이 탈당하면 현역의원으로는 국민의힘에서는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하는 첫 사례다. 다만 이들은 국민공천을 통해 공천받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서울 서초을에 도전장을 냈던 지성호 의원(비례)과 컷오프 뒤 재배치된 박성중 의원(재선·서울 서초을)을 포함하면 5일 하루에만 8명이 사실상 컷오프됐다. 2일 컷오프된 김영선 의원(5선·경남 창원 의창)까지 포함하면 3월에만 9명이다. 반면 특검법 재표결이 있던 지난달 29일 이전까지 경선도 하지 못하고 컷오프된 현역의원은 불출마 선언 의원을 제외하고 비례대표 2명(서숙·최영희)에 불과했다. 이에 특검법 재표결이 끝나 표 이탈 우려가 사라지자 본격적인 컷오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추가적인 컷오프를 예고한 상태다. 정 위원장은 전날(5일) 발표가 끝난 뒤 "9일에 발표되는 경선 결과에 현역의원이 11명 들어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현역의원 교체율이) 35% 정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현역의원 114명 중 불출마·컷오프된 의원은 총 37명(31.6%)이다. 컷오프된 현역의원들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 내홍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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