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재표결' 앞두고 조용한 용산…김건희 여사 활동 재개?
입력: 2024.02.28 00:00 / 수정: 2024.02.28 00:00

'양주 선물 주장'에 입장 안 내…비공개 행보 이어갈 듯

오는 29일 국회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쌍특검 법안을 재표결한다. 2023년 12월 28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오는 29일 국회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쌍특검 법안을 재표결한다. 2023년 12월 28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롯한 '쌍특검 법안' 재표결이 예정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기류다. 김 여사를 겨냥한 '양주 선물'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리스크 논란 속에 공개 활동을 멈췄던 김 여사가 쌍특검 재표결 이후 활동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여야는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법안)을 재표결한다. 지난해 12월 28일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것이다.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국회 재적의원(297명)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표가 필요해, 국회 재적의원이 모두 출석한다는 가정에서 198석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권 표는 최대 181표로, 여당에서 17표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재의결이 가능하다.

대통령실은 이탈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히려 야당에서 이탈표가 우려되는 상황 아닌가"라고 했다. 공천에 반발하는 국민의힘 이탈표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민주당이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당초 민주당 내에선 국민의힘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쌍특검 재표결을 미루자는 기류였다. 그러나 이른바 '비명(비이재명)횡사'로 불리는 당내 공천 논란에 따른 내홍이 이어지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내부를 결집하기 위해 쌍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앞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쌍특검 부결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를 최소화하면서 공천 잡음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 강남과 대구·경북(TK) 등 현역 의원들이 몰려 있는 '텃밭' 지역은 공천 방식을 쌍특검 재표결이 있는 29일 이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 표결을 의식해 공천 잡음을 최소화한다는 관측에 대해 "저희 당이 그렇게 신경 쓰는 이슈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YTN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가 표 단속을 하고 안 하고 이런 걸 떠나서 이 법에 대해서 저희 당 의원님들은 전부 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17표 도저히 나올 수가 없다"라며 "제가 보기에는 한두 표도 이탈하기 어렵다"고 확신했다.

또한 대통령실과 여당은 쌍특검법이 부결되더라도 이슈가 이미 여론에 충분히 반영돼 향후 총선 민심에 미칠 영향을 적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 여사의 디올백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후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후 양주와 전기스탠드 등을 추가로 전달했다는 주장이 추가로 나오면서 김건희 리스크가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으며 말을 아끼고 있다. /KBS 방송 영상 갈무리
김 여사의 '디올백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후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후 양주와 전기스탠드 등을 추가로 전달했다는 주장이 추가로 나오면서 '김건희 리스크'가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으며 말을 아끼고 있다. /KBS 방송 영상 갈무리

이런 가운데, 김 여사가 양주 등 추가 선물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말을 아끼면서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앞서 최재영 목사는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출연해, 윤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에 입주하기 전인 2022년 7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해 양주(듀어스 27년산)와 '북녘의 종교를 찾아가다' '전태일 실록' '내가 만난 김성주-김일성' 등 책 8권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이른바 '디올백' 선물을 직접 건넸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제 저서 몇 권과 대통령님께 드릴 술 한 병 들고 들릴게요"라고 사전 연락을 취한 후 사저를 방문해 경호처 관계자 측에 전달했다. 최 목사는 방문 이튿날 김 여사가 "너무 잘 받았습니다"라고 답장한 문자도 공개했다. 또 한 달 뒤인 2022년 8월 19일에는 사전 약속 없이 서초동 사저를 찾아 전기스탠드, 전통주를 일반인인 사저 경비원을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쌍특검 재표결 이후 김 여사가 리스크를 털어내고 공식 활동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김 여사는 쌍특검 추진과 '디올백 논란'으로 주목받자,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 동행한 이후 두 달여간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설맞이 인사에서도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15일 한강 투신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4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추모 편지와 선물을 보냈고, 지난 17일에는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과 넷플릭스 공동대표의 오찬 자리에 배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건희 여사가 쌍특검 재표결 이후 공개 활동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3년 3월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쌍특검 재표결 이후 공개 활동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3년 3월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당장 내달 1일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열리는 3·1절 기념식에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무적 판단을 고려해 총선 전까지는 공개 활동은 자제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김 여사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려면 대통령실이 논란 예방을 위해 공언한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 등 후속 조치를 마쳐야 하는데,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이 김 여사에 대한 프레임을 안 좋게 만들어놨기 때문에 표결 결과와 상관없이 김 여사의 공개활동 여부는 별도로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쌍특검 재표결이) 부결됐다고 해서 바로 활동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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