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해산 후 재창당...의지 문제"
이준석 "86억 받더니 또 위성정당"
선관위, 보조금 환수 불가능 공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은 22일 개혁신당 경상보조금에 대해 당을 자진 해산해 국고에 반납하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같은 날 한 위원장을 겨냥해 86억 보조금을 수령했던 과거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정한·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개혁신당이 새로운미래와 통합 파기 전 수령한 정당 경상보조금 6억6000여만원에 대해 당을 자진 해산해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가급적 신당 이야기를 안 하고자 했는데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으면 토해내는 것이 맞다"며 "당비를 모아 기부하는 방법도 있고 어차피 급조된 정당이기에 자진해산할 경우 국고에 반납되는 방법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산 후 다른 식으로 재창당하면 되는 것 아닌가.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개혁신당은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올해 1분기 경상보조금 125억여원 가운데 6억6654만9000만원(5.31%)을 지급받은 바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는 총액의 5%가 주어진다. 개혁신당은 보조금 지급 하루 전 양정숙 의원의 합류로 이원욱·조응천·김종민·양향자 의원을 포함해 자격을 갖췄지만, 지난 20일 새로운미래 측의 이탈(김종민 의원)로 현재 4석에 불과한 상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신당이 정당보조급을 법적으로 반환할 방법이 없어 금액 그대로 동결해서 보관하고 입법 미비점을 22대 국회에서 보완해 반환하겠다고 하자 한 위원장이 정당을 해산하고 재창당하라는 식의 궤변으로 일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위성정당으로 86억원 보조금을 수령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이번에 또 위성정당 차리겠다고 하며 당직자를 대표로 임명하는 법무부 장관 출신 정치인이 얼마나 모순적이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보조금에 86억원(경상보조금 25억671만원+선거보조금 61억2344만5000원)이 소요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을 창당해 세금 낭비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셈이다.
이 대표는 "헌법 제8조 2항에 따라 정당은 목적과 조직,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모체 정당의 사무처 당직자를 마음대로 위성정당의 대표로 임명하고, 모체정당의 뜻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를 정하는 위성정당은 민주적이지 않기 때문에 위헌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법률가가 위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래도 직업의식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위헌 정당을 만들면서도 당당한 한 위원장, 이제는 법률가가 아니라 여의도 사투리에 절여진 팔도 사나이일 뿐"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개혁신당은 경상보조금 6억6000여만원을 선관위에 반납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현행법상 반환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는 지난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정치자금법 제27조의2에 따르면 정당이 보조금을 지급받을 권리는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같은 법 제28조에 따르면 보조금은 인건비, 사무용 비품 및 소모품비, 사무소 설치운영비, 공공요금, 정책개발비, 당원 교육훈련비, 조직활동비, 선전비, 선거관계비용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며 "기부나 사회 환원은 보조금의 사용 용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같은 법 제30조는 보조금 반환 사유로 보조금을 지급받은 정당이 해산되거나 등록이 취소된 경우만을 규정하고 있다"며 "보조금 지급 이후에 의석수 변동 등으로 자진 반환하는 경우는 반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