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수도권·영남권 후보 재배치?
입력: 2024.02.21 00:00 / 수정: 2024.02.21 00:00

'인물난'에 빠진 수도권, '인물 넘치는' 영남권
영남권 현역 물갈이·우선추천 규모에 촉각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후보 재배치 논의를 시작했다. 20일 서울 강남을에 출마하려던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당의 요청에 따라 험지인 서울 서대문을 출마를 결정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3차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후보 재배치 논의를 시작했다. 20일 서울 강남을에 출마하려던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당의 요청에 따라 험지인 서울 서대문을 출마를 결정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3차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4·10 총선에 대비해 지역구 후보를 확정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지역구에 몰린 후보 재배치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금까지 큰 잡음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수도권과 달리 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은 단수공천이 결정된 일부 지역구에서 반발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영남권 현역의원 상당수가 심사 보류된 가운데 영남권의 예비후보들은 향후 후보 재배치·우선추천(전략공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4선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당의 서울 서대문을 출마 요청을 수용했다. 서대문을은 김영호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민주당 세가 강한 곳이다. 박 전 장관은 앞서 본래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과 '꽃밭 경쟁' 비판을 받았다. 공관위는 이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수도권의 다른 지역구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수도권 인물난이다. 장동혁 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도권에서 발표가 되지 않은 지역은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경쟁력있는 후보가 없어서 발표를 못한 곳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추가로 공모할지 아니면 영입인재나 다른 분을 우선추천할지는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이 서대문을로 지역구를 변경하면서 서울의 공천 보류 지역은 13곳으로 줄었다. 이중 강남갑·을·병과 서초을을 제외한 강북을, 강서을, 노원갑·을·병, 마포을, 영등포갑·을, 중랑갑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인천은 5곳(남동갑, 계양갑, 부평을, 서구갑, 서구을) 모두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 26곳 중 평택을과 포천·가평 두 곳을 제외한 고양갑·을·정, 군포, 남양주갑, 부천갑·을·병·정, 수원을·무, 시흥을, 안산 상록을, 안산 단원을, 오산 양주, 용인갑·을, 파주갑, 평택갑, 하남, 화성갑·을·병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국민의힘에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공천 작업은 무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심이 집중된 대통령실 참모 출신 중 단수공천을 확정한 건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과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 이승환 전 행정관(서울 중랑을) 등 3명뿐이다.

대체로 험지인 수도권과 달리 텃밭 영남권은 후보가 몰렸다. 후보 재배치 및 단수·우선추천에 따른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부산 중구 영도구의 공천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최홍배(오른쪽부터), 최영훈, 조승환, 이재균, 박성근, 강성운 예비후보. 공천 면접은 이날 종료됐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체로 험지인 수도권과 달리 '텃밭' 영남권은 후보가 몰렸다. 후보 재배치 및 단수·우선추천에 따른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부산 중구 영도구의 공천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최홍배(오른쪽부터), 최영훈, 조승환, 이재균, 박성근, 강성운 예비후보. 공천 면접은 이날 종료됐다. /국회사진취재단

인물난에 빠진 수도권과 달리 후보가 몰린 국민의힘 '텃밭' 영남권엔 긴장감이 감돈다. 공천이 곧 당선인 만큼 현역 물갈이 및 우선추천 규모가 최대 관심 대상이다. 컷오프 대상인 심사 평가 하위 10%도 영남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의원이 컷오프되거나 불출마한 지역은 우선추천이 가능하다.

단수공천 결과가 발표되면서 불만도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날 부산 진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예비후보들은 단수공천이 결정된 데 대해 반발하며 이의신청을 제출했다. 부산 진갑에는 전날(19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인재'인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의 단수공천이 결정됐다.

'지역구 재배치'에 따라 현역의원이 옮겨간 곳의 예비후보들도 반발하고 있다. 앞서 공관위 요청에 따라 서병수 의원은 부산 진갑에서 부산 북·강서갑으로, 김태호 의원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경남 양산을로, 조해진 의원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경남 김해을로 지역구를 옮겨 공천을 확정했다.

추가적인 지역구 재배치도 예상된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지난 18일 TK 지역 보류와 관련해 "재배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우수한 인력이 몰려 있는 경우 공관위가 어떤 식으로 재배치할 수 있는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영남권 현역의원 재배치, 단수 및 우선추천 결과에 따른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대구·경북(TK)은 25곳 중 단수공천 4곳과 경선이 확정된 11곳을 제외하고는 10곳이 보류됐다. 전날 국민의힘은 단수공천 13곳과 경선 17곳, 우선추천 1곳을 발표했으나 이중 대구는 포함되지 않았고 경북은 김천이 경선지역으로 유일하게 포함됐다. 현역 송언석 의원이 있는 곳으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외에 류성걸(대구 동갑)·양금희(대구 북갑)·강대식(대구 동을)·이인선(대구 수성을)·홍석준(대구 달서갑)·김형동(경북 안동·예천)·박형수(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윤두현(경북 경산)·김영식(경북 구미을) 의원은 보류 중이다. 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은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다.

부산·울산·경남(PK)은 현역의원 26명 중 김영선(경남 창원 의창)·이달곤(경남 창원 진해)·이채익(울산 남갑)·박성민(울산 중)·안병길(부산 서·동) 의원 등 5명이 보류됐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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