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결별…이준석·이낙연 제3지대 주도권 누가 가지나
입력: 2024.02.21 00:00 / 수정: 2024.02.21 00:00

결국 각자도생 이낙연, 이준석...찢어진 빅텐트
곧바로 민주당 러브콜 나선 새로운미래, 재정비 나선 개혁신당


이낙연 신당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신당 개혁신당이 결국 각각 중텐트로 총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의원이 20일 오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3지대 통합 철회 입장을 밝히고 있다./배정한 기자
이낙연 신당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신당 개혁신당이 결국 각각 중텐트로 총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의원이 20일 오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3지대 통합 철회 입장을 밝히고 있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설 연휴 직전 극적인 제3지대 통합을 이뤘던 개혁신당이 20일 끝내 해체됐다.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가 함께 손 잡은지 고작 11일 만이다. 정치적 노선이 전혀 달랐던 두 세력 간의 '화학적 결합'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두 세력 모두 제3지대에서 각자도생을 위한 주도권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일 결국 결별을 선택한 두 공동대표는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오늘만큼은 앞으로 대한 호언장담보다는 국민께 겸허한 성찰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 역시 "신당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국민, 당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공동대표가 해 온 정치가 확연히 다르다는 이유에서 이들의 '화학적 결합'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총리 출신의 이낙연 대표의 신중한 성정과 속도감 있는 이슈몰이에 능한 이준석 대표의 정치 스타일이 융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새로운미래 측 내부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 스타일이 너무 달라 앞으로 쉽지 않겠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도 당직 인선부터 당색, 지역구 출마 여부, 공관위원장 등 모든 이슈에서 두 세력은 입장 차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개혁신당 합류가 결별의 도화선이 됐다. 합당 후 새로운미래 측에 입당했던 배 전 부대표가 개혁신당의 당원이 되면서다. 이준석 대표가 새로운미래 측에 개혁신당 당원들의 반발을 우려하며 배 전 부대표를 당에서 탈당 시킬 것을 요구했고, 이에 새로운미래 측은 "절차대로 하자"고 거절했다.

두 세력은 지난 19일 개혁신당 지도부가 이준석 대표에게 선거 전권 위임을 의결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홍의 정점을 찍었다. 김종민 의원은 "당직도 (이준석 대표가) 다 하자는 대로 하자, 선거운동 지휘권도 다 달라, 공천권을 김종인 대표에게 주자. 이낙연 대표는 그냥 집에 가라는 얘기다"라며 "제3지대 통합신당이 아니라,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두 대표는 공관위원장 및 당직자 인선 등 여러 이슈에서 입장차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남용희 기자
두 대표는 공관위원장 및 당직자 인선 등 여러 이슈에서 입장차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남용희 기자

다만 양측은 합당으로 인해 확보한 국고보조금은 양측 모두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개혁신당은 양정숙 무소속 의원 영입으로 현역의원 5명을 확보해 1분기 경상보조금 6억6000만원을 받았다. 이준석 대표는 "반납 절차가 미흡하다면 공적인 기부나 좋은 일에 사용하는 방식으로라도 진정성을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고 당직자들 간 만장일치 합의를 이뤄냈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 역시 "국민한테 앞으로 이렇게 같이 가겠다고 (밝힌 후) 받은 것"이라며 "출범도 하지 않고 이렇게 깨져버렸기 때문에 당연히 그냥 국고에 다시 반납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안 하면 촉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로는 국민의힘 세력 중심의 개혁신당과 민주당 세력 중심의 새로운미래가 '기호3번'을 위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 모두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 체제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대표는 결별 발표 이후 곧바로 '현역 의원 모시기'에 나섰다. 민주당에 오래 몸담았던 만큼, '하위 20%' 수렁에 빠진 당 의원들을 전략적으로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새미래TV 유튜브 방송 '새로운미래 당원과의 대화'에 출연해 "우리가 알던, 사랑했던, 자랑스럽게 여겼던 민주당은 죽었다"며 "동지분들이 우리들 노력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개혁신당 측은 정책 마련을 최우선을 두고 지지율 올리기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가치와 비전을 함께하지 않는 세력은 조기에 빨리 정리되는 편이 오히려 낫다"며 "이낙연 대표의 '가짜 민주당'이 아닌 정책으로 새로운 세력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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