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한 의료계에 "의대 정원 확대는 더 늦출 수 없는 일"이라며 "부디 의료현장과 환자의 곁을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정부는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한 의료계에 "의대 정원 확대는 더 늦출 수 없는 일"이라며 "부디 의료현장과 환자의 곁을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만 보고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의대 정원 확대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의사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문 발표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심우정 법무부차관 등이 함께했다.

한 총리는 "오늘 참으로 절박한 마음으로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의료인의 집단행동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주요 병원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이번 주 집단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한 총리는 "지금 우리 의료 체계는 위기에 놓여있다"며 "고령인구가 늘어나고 의료수요와 기대수준은 높아지는데 낡고 불합리한 의료체계는 그대로 둔 채 의사 개개인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해 온 탓"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의료 개혁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순간"이라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절대적인 의사 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의료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의대정원은 1998년 증원 이후 27년간 한 명도 늘지 않았다. 오히려 의약분업 이후 정원을 감축해 2006년부터 지난 19년간 감소된 상태로 유지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2035년에는 의사가 1만5000명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0년 안쪽에 닥쳐올 현실"이라며 "전문의를 배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의대정원 확대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의학교육의 질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대학들이 함께 신중하게 논의하고 검증을 마친 결과치"라고 선을 그었다.

또 "많은 의과대학들이 현재의 교육여건과 기준을 준수하면서 더 많은 학생을 교육시킬 여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학이 과목별 교수를 늘리고 필수 의료와 실습 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력을 기울여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사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 총리는 "필수 의료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사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필수의료 수가를 끌어올리겠다"며 "필수의료에 고난도, 고위험 요소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공공정책수가 체계를 확대해 추가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을 제정해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의사들이 형사처벌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일 없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특히 집단행동 때 현장 파급력이 가장 큰 전공의들에게 "여러분의 노고를 국민은 잘 알고 있다. 국민의 마음과 믿음에 상처를 내지 말아달라"며 "부디 의료현장과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또 "국민들께서 의료현장 집단행동이 일어날까 봐 불안해하신다는 것을 잘 안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신속히 대응하겠다"며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흔들임없이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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