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출마 권유' 내홍…'비리 연루 배제' 이중잣대 논란
입력: 2024.02.16 00:00 / 수정: 2024.02.28 13:35

총선 앞두고 인적쇄신 시동 거는 이재명 대표
비명계 '친문은 올드보이, 추미애는 출마?' 지적


이재명 대표는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가 올드보이 용퇴를 외치며 인적 쇄신에 나서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사당화를 위한 핑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남용희 기자
이재명 대표는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가 '올드보이 용퇴'를 외치며 인적 쇄신에 나서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사당화를 위한 핑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물갈이를 위한 전초전에 들어갔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논란의 여지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심사 결과를 발표했고, 전략공관위원회도 영입인재 4인의 전략공천을 마쳤다. 이재명 대표는 연일 '인적 쇄신'을 시사하며 일부 전현직 의원들 등에게 불출마 권유를 압박하고 나섰다. 공천 작업이 박차를 가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 등 잡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공천 및 전략공천 작업에 속도를 붙였다. 다만 당내 논란이 있는 지역에 관해서는 결정을 미뤘다.

공관위원회는 오전 24개 선거구에 대한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단수 공천 지역구는 10곳, 경선 지역구는 14곳이다. 현역 의원은 서울 서초을에 홍익표 원내대표, 서울 광진을에 고민정 최고위원, 경남 김해갑에 민홍철 의원, 경남 양산을에 김두관 의원, 경남 김해을에 김정호 의원, 강원 원주을에 송기헌 의원, 부산 사하갑에 최인호 의원 등 7명이 지역구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전략공관위원인 김병기 의원은 "아무래도 논란의 소지가 없는 지역부터 발표하고 있다"라며 "(다음 발표는) 다음 주 초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의 현역 의원 '컷오프(경선 탈락)' 여부와 관련해서는 "논의가 안 되고 있다. 지금 (지역구 발표 순서대로 공관위가) 논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전략공관위원회는 15일 오후 당내 영입인재 4인의 전략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안규백 위원장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서울 성동을 출마와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전략공관위원회는 15일 오후 당내 영입인재 4인의 전략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안규백 위원장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서울 성동을 출마와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오후엔 전략공관위원회가 당 영입인재 4인에 대한 지역구 전략공천을 발표했다. 서울 강남을에는 5호 영입인재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을, 인천 부평갑에는 14호 인재 노종면 전 YTN 기자, 인천 남구갑에 7호 인재 전은수 변호사, 부산 사하을에 2호 인재 이재성 전 새솔테크 고문이 후보로 확정됐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성동을 출마와 관련해 "제가 가타부타 그 지역의 적재적소의 인물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른 것 같다"라며 "공식적으로 논의 테이블 올라오면 심도있게 논의할 생각이며 아직 논의된 바 없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른바 '올드보이 용퇴론'을 강조하며 연일 인적 쇄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고 남긴 데 이어 다음 날 최고위원회에서는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 양보해야 한다"며 정치 선배들이 후배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말을 비유로 대신했다.

이 대표는 인재 영입과 젊은 피 수혈 등 당내 혁신 작업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일부 중진급 전현직 의원들을 만나 불출마를 권고하는 등 직접 행동에도 나섰다. 그는 3선 중진 인재근 의원을 접촉해 불출마를 권고했으며, 문학진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적합도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사실상 불출마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13일 밤 비공개 지도부 회의를 통해 현역 의원 컷오프를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뇌물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4선 노웅래 의원, '라임 금품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 등이 논의 대상에 올랐다고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공천 과정이 이어질 수록 명문(明文)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를 중심으로는 이 대표식의 인적쇄신은 친문계를 밀어내기 위한 사당화 작업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4일 양산 사저를 방문했을 당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 /뉴시스
당내에서는 공천 과정이 이어질 수록 '명문(明文)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를 중심으로는 이 대표식의 인적쇄신은 친문계를 밀어내기 위한 '사당화 작업'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4일 양산 사저를 방문했을 당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 /뉴시스

당내에서는 친문(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의 공천 작업이 이 대표 개인을 위한 '사당화'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 대표가 표면적으로는 '올드보이 용퇴'를 외치지만 친문계 인사들을 선거에서 밀어내기 위한 구실일 뿐, 친명(이재명)계 인사들에게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이 대표가 임 전 실장은 만나지 않았으나, 친명계로 분류되며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는 만난 것 등이 거론된다.

한 비명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공천을 핑계로) 이 대표가 사천에 나선다면 다들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정권 탄생은 이 대표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윤석열을 키운 데는 추 전 장관 공이 훨씬 더 크다. 임 전 실장은 최소한 경선은 붙여줘야 한다"라며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하면 (총선에서) 큰코다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향후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현역 하위 20%'에 해당하는 약 31명 의원에게 통보하고, 공천 절차가 마무리되어 현역 중 공천 배제되는 인원이 생기면 당내 갈등의 파고는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이소영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인적 쇄신 과정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설득하고 통보하면서 (공천과 관련해) 정리하는 것이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 것"이라며 "지금 언급되는 분들은 두세 분 정도이지만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 결과적으로 상당히 큰 폭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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