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국 신당' 영향?…"野 '악재' 與 '호재'"
입력: 2024.02.16 00:00 / 수정: 2024.02.16 00:00

"조국의 등장, 중도층·청년층 영향 미칠 것"

국민의힘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 창당에 나서자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조 전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관계를 조명할 경우 중도층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잇나인에서 열린 조국 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웃음짓는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 창당에 나서자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조 전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관계를 조명할 경우 중도층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잇나인에서 열린 '조국 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웃음짓는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여의도=조성은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돌입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중도층 표심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조국 의원 만들기'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격전지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지역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15일 <더팩트>가 만난 경기권 격전지 예비후보 A 씨는 "조국 신당을 민주시민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보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유리하지 않겠냐"면서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정권 평가적 선거의 성격이 흐려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예비후보 B 씨는 "지역에서 큰 영향은 못 느끼고 있다"면서도 "조 전 장관의 정치적 영향력이 전체 선거에는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민주당 내에 지지자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조 전 장관을 강하게 쳐내지도 못한다"며 "민주당이 꽤 골치 아플 거다. 우리 당은 나쁠 게 없다"고 봤다. 예비후보 C 씨도 통화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울지가 중요하다"면서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있는 개혁신당도 있는데 조 전 장관과 함께할 괜찮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역구는 첨예한 양당구도로 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D 씨는 통화에서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이 싫어서 국민의힘을 찍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수도권은 적은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구에서 조국 신당이 민주당표를 가져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총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지역도 비슷한 반응이다. 충청권 예비후보 E 씨는 "민주당 지지자는 어떨지 몰라도 국민적으로 조 전 장관에 대한 반감이 크다"며 "조 전 장관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조국사태'가 다시 언급되지 않겠냐"고 봤다. F 씨는 "지역 선거에서 '조국 신당'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조 전 장관 자체가 중도층·청년층에게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4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정치행보에 대해 국민의힘엔 호재라고 평가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4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정치행보에 대해 "국민의힘엔 호재"라고 평가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조국흑서> 저자인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전날(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 전 장관의 정치활동을 두고 "국민의힘에 너무나도 좋은 호재"라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민주당 내에서 반발이 있다고 한다"면서도 "민주당은 조 전 장관을 쉽게 끊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지금 '시민회의'라는 명목으로 통합비례정당을 구성하기 위한 회의체를 만들었고 거기에 시민단체 몫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했다"며 "이분들 면면을 보면 '조국사태' 당시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극단적으로 외쳤던 '조국연합'이라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을 예로 들며 "아주 끈끈한 조국연합에 의해 운신을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한 분 한 분들, 이분의 면면을 보면 저는 이분들이 (당시에) 하셨던 말씀을 다 기억하고 있다"며 "시민사회가 의석수는 미미할 수 있겠지만 목소리는 만만치 않다"며 "이분들은 '조국의 강'과 같은 편에 있으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민주당에 악재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는 호재"라고 분석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민주당과 함께하지는 않겠지만 민주당 정권인 문재인정부 시절의 인물"이라며 "조 전 장관이 싫어서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는 않겠지만 문재인정부에 대한 성토가 다시 나온다면 민주당에 불리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첫 번째로는 민주당이 제기하는 '윤석열정권 심판론'을 희석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가 다시 소환될 것"이라며 "두 번째는 조 전 장관을 둘러싸고 가장 분노한 건 청년층이다. 국민의힘이 '운동권 청산론'을 얘기하는데 조 전 장관은 청년층에게 '86세대의 위선'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셋째는 조 전 장관이 2심 유죄가 나온 점이다. '도덕성으로 무감각하다'는 건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를 다시 회자시키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는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에서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검찰 독재정권 심판"이라며 "전국의 모든 지역구에서 윤석열정부에 대한 심판이냐, 지지냐를 두고 일대일 구도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당도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신당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지역구 외에 비례대표 선거에서 민주당과 연합하라 하시면 그리 노력하겠다. 반대로 지역구에서는 정확한 일대일 정권 심판 구도를 만들고 비례에서는 경쟁하라 하시면 그리 따르겠다"며 지지층 여론에 따라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거나 지지해 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당이 되지 않겠다"며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한 발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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