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독일·덴마크 순방 '전격 연기'…'현안' 고려한 듯 
입력: 2024.02.14 16:44 / 수정: 2024.02.14 16:44

상대국과 '순연' 협의 마쳐
의료계 반발 대응·민생 행보 집중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예정했던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을 순연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2023년 12월 11일 네덜란드 순방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박헌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예정했던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을 순연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2023년 12월 11일 네덜란드 순방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계획을 갖고 준비해 왔으나 순연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예정된 순방을 연기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당초 오는 18일 출국을 시작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각각 국빈, 공식 방문 형식으로 찾는 계획을 세우고 세부 일정을 조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여러 요인을 검토한 결과, 이번 순방 일정을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순방 일정 연기와 관련해 독일, 덴마크 측과 사전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순방 순연 배경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국내에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결정 이후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7일 의대 증원에 대한 향후 투쟁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업무개시명령과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며 초강경 대응까지 예고하고 있다.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윤 대통령이 민생 행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대통령실 내부 기류도 이번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순방 때마다 통상 일주일 정도 소요돼, 대통령실이 올해 국정운영 최대 목표로 삼은 '민생회복' 노력이 빛바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도 지난 12일 참모진으로부터 설 연휴 민심을 보고 받고 "결국은 민생"이라며 "앞으로 민생 중심 국정운영에 더 힘써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전국을 돌며 민생 토론회 형식 등을 통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순방' 자체로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지난해 13차례 해외 순방을 통해 총 46박 72일 기간 15개국(중복 포함)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방문국과 투자 유치 관련 각종 협약, MOU(양해각서) 등을 체결했으나, 야권으로부터 국민이 체감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민생과 경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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