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국민에 의료 확대 필요성 설명해야"
의료계 집단행동 예고에 "업무개시명령·면허 취소 검토"
대통령실은 정부의 의사 증원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대통령실이 8일 '2025년부터 2000명, 2035년까지 1만 명' 의대 증원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아울러 의료계이 파업 등 집단행동에 대응해 정부가 업무개시명령·면허 취소 등 초강경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 관련 국정 현안을 점검하기 위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의대 증원 확대와 관련해 의료계의 집단행동 예고 상황을 보고 받고, "현 상황에서 의료 확대이 필요성과 취지를 국민께 소상히 살명 드려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내년 대학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고 2035년까지 10년간 총 1만 명의 의료인력을 더 수급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의료인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추진하고, 필수의료 수가 집중 인상 등 보상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가 비과학적이고 정치적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보수적 추계라며 이보다 더 줄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장윤석 기자 |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의 의사 증원은 비과학적이고 정치적 결정이며 일방적"이라고 반발하며,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기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부가 밝힌 인원 규모를 줄일 여지는 현 시점에서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35년 예상되는 1만 5000명도 부족분에 대해 다 채울 수 있는 정도의 인원이 아닌 상황"이라며 "전문의가 아닌 의사 양성을 위해서만 6년이 필요한데 인원을 충원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 (정부가 밝힌 규모에서) 인원을 줄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정부가 공식화한 '2025년 2000명 증원'조차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와 지역의료 개선 등 임상 분야만 감안한 '매우 보수적인 추계'라는 입장이다. 첨단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 등 향후 수요에 따라 증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사직서 제출, 총파업 등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정부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단호한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초강경 기조를 보였다. 우선 보건의료 위기단계를 경계로 상향하고 보건복지부 내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또 의료법에 근거해 전국 221개 수련 병원에 대해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과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린 상태다. 공문에는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는 집단 진료거부나 휴진 등에 참여할 경우 해당 행위가 보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시키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적시돼 있다. 해당 명령을 어길 경우 1년 이내 면허정지처분이 가능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과 면허 취소 등 강경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단계에서 이런 조치를 내린다는 상황은 아니지만 충분히 검토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길 바라고 의료계와 계속 소통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전공의들의 파업 돌입 시 즉각적인 업무개시명령과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또 전공의가 근무하는 수련병원 외에 개원가에도 집단행동 금지명령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무너져 가는 의료 체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면서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의대 증원에) 동참해달라"고 의료계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