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준연동형 유지…또 '떴다방' 정당 난립 우려
입력: 2024.02.05 15:38 / 수정: 2024.02.05 16:18

이재명 "칼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 못해"
"역사 오명" vs "최악 면해"…각 정당 입장차 극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입장을 밝히자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재차 제안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신년 기자회견장에 등장하고 있는 이 대표의 모습. /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입장을 밝히자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재차 제안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신년 기자회견장에 등장하고 있는 이 대표의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및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여야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라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현행법 유지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채택을 재차 촉구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22대 총선은 국민들이 알기 쉽고, 지난 9월 양당 지도부가 협의한 3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필연적으로 페이퍼 컴퍼니인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 준연동형제가 과연 혁신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이번에도 비례 의석만을 노리고 총선 때만 생겼다 사라지는 이른바 '떴다방' 난립이 예상된다"고 우려헀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여야를 향해 "서로를 탓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드는 위선을 멈추라"고 비판했다.

김영호 개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위성정당을 통해 극단적 양당제를 구축하고 대통령은 국회를 거부하는 악순환의 정치에는 어떠한 미래도 대안도 없다"며 "지금이라도 여야는 서로를 탓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드는 위선적인 행동을 멈추길 바란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측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가짜 위성정당을 통합형 비례정당으로 포장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홍서윤 새로운미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진정 이 대표가 대의민주주의를 위하고자 했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내팽게 칠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고통으로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며 "역사에 부끄러운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과 이번 총선에서 선거연합이 점쳐지는 녹색정의당은 안도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는 SNS에 "병립형 회귀가 아닌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최악은 피했다"며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지난 1월 거대 양당의 병립형 회귀 시도에 맞서 캡조항까지 복원하는 절충안을 냈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한 것은 근원적으로 병립형이 아니면 안된다고 고집한 국민의힘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여당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한편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위해 도입됐으나,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역대 최악의 선거제 '꼼수'라는 비판이 일자,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당내에서 선거 필패론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자, 이 대표가 현실적 대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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