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이낙연 중심의 자강론? 새로운미래 통합 난항
입력: 2024.02.05 11:49 / 수정: 2024.02.05 11:49

조응천, 이원욱 신당 참여 불발, 대통합 노선 이견
중량급 이낙연...제3지대에서 유연한 통합될까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창당식에 참석했다. 다만 미래대연합의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갑작스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동률 기자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창당식'에 참석했다. 다만 미래대연합의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갑작스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이낙연 신당 '새로운미래' 창당식에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미래대연합'을 이끌어 온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뜻밖의 불참을 통보했다. 이들은 개혁신당과 통합을 최우선으로 두고, 이낙연 대표를 앞세운 새로운미래의 대통합 노선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합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권주자 이 대표의 정치적 중량감으로 인해 유연한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등 3지대와 '빅텐트' 마련에 더욱이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4일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 미래대연합이 창당대회를 열었다. 당명은 '새로운미래'로 이 대표와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다만 미래대연합에 함께했던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통합 노선에 반발해 합류를 거부하면서 반쪽짜리 중텐트에 그쳤다.

이 대표는 공동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모든 게 불안한 윤석열 정부를 가장 준엄하게 심판하고, 부패와 부도덕의 늪에 빠진 민주당을 대체하겠다"며 대안정당 역할론을 강조했다. 창당대회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반면 미래대연합의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없이 몸만 얻어 주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갑작스러운 불참을 통보했다. 또 이들은 "통합의 원칙은 수평적 통합, 열린 통합인데, (새로운미래의) 흡수통합은 원칙에 맞지 않는 통합"이라며 "정당의 헌법인 강령과 당헌은 반드시 합의되어야 할 사항이지만 일방적 의결이 예상된다"며 합당 과정에서 통합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미래대연합은 제3지대 빅텐트 구상과 대통합 노선을 둘러싸고 창당식 직전까지 새로운미래 측과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이름을 두고도 두 세력 간의 기싸움은 지속됐다고 한다. 새로운미래는 기존의 당명을 고수한 반면, 미래대연합은 개혁미래당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총선을 앞두고 대통합 노선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미래 측은 '자강론'을 내세우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염두해 창당 작업을 준비해왔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고문은 지난달 26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같이할 생각인 것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모른다"며 "그렇게 안 돼도 우리끼리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고 또 굳건히 설 수 있는 자신도 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측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향해 통합 이야기만 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왼쪽부터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 이준석 대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이동률 기자
개혁신당 측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향해 "통합 이야기만 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왼쪽부터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 이준석 대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이동률 기자

반면 미래대연합 두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과의 통합을 최우선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대연합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랑 본인들이 이렇게 먼저 통합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며 "합류하지 않은 두 의원님은 이준석 대표와의 통합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종민 공동대표는 이날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공동창당에 합류하지 않은 것을 두고 "근본적으로 이 대표와 함께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 김 의원은 "마지막까지 두 분이 보시기에 이 대표가 인지도가 높고 실체가 있는 분이니깐 지도부에 안 들어오고 인재위원장만 하더라도 영향력이 크지 않을까 우려가 좀 있었던 것 같다"며 "이 대표하고 하게 되면 대통합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새로운미래 측은 이·조 의원과 향후에도 연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4일 창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분 다 오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 아침에도 통화했는데 뜻밖이다. 유감스럽다"면서도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제3지대 진보 계열 중텐트 움직임이 시작부터 삐걱대면서 새로운미래가 계속해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일 YTN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개혁 정책들을 발표하는데 이낙연 대표 쪽에서는 통합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새로운미래 측 관계자는 "연대하지 못 하면 이번 선거에서 제3지대는 결국 실패하는 것"이라는 위기감을 토로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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