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vs 이낙연 합당 두고 으르렁…'중텐트'로 결별?
입력: 2024.02.04 00:00 / 수정: 2024.02.04 00:00

이준석 "윤석열·이재명 피해자 모임만으론 안 돼"
개혁미래당 "빅텐트는 불가피, 기한은 2월 중하순"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사이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원체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한 정당으로 묶이기에는 무리라는 어두운 전망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다. 사진은 이 위원장과 이 대표. /남용희 기자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사이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원체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한 정당으로 묶이기에는 무리라는 어두운 전망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다. 사진은 이 위원장과 이 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낙준(이낙연-이준석) 연대' 가능성에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합당과 관련한 공식 협의 일정 등을 뒤로 미루며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이 위원장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하는 등 합당 협의 노선이 평행선임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여야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제3지대가 '빅텐트'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현실론은 두 당이 결합할 수밖에 없는 명분으로 꼽힌다.

총선을 두어 달 앞둔 상황에서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합당 정당)은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합당하며 당명을 '개혁미래당'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이 대표가 '(개혁신당의 이름을 따라 해)무임승차 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다. 이후 이 대표는 개혁미래당을 향해 "공적 소통은 없는 단계(지난달 30일 기자회견)", "윤핵관과 다를 바 없다. 굉장히 실망(1일 전남 순천 기자회견)"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애초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미래대연합은 서로 합의해 '비전대화 협의체(가칭)' 첫 회의를 지난달 30일 열기로 했다. 그러나 회의는 두 차례 연기된 이후 다음 일정을 공지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또 공약이나 정당 가치 면에서도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이 교집합을 찾지 못했다는 점도 개혁신당 측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최근 개혁신당은 '노인 무임승차 폐지', '특정 직군 여성 군 복무 의무'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놨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세대 갈라치기성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개혁미래당 측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알려졌다.

개혁신당 측은 개혁미래당의 합당 러브콜에도 급할 게 없다는 태도를 유지 중이다. 두 정당이 합치더라도 지지율에 시너지가 없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 대표(오른쪽)가 정당 정책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개혁신당 측은 개혁미래당의 합당 러브콜에도 급할 게 없다는 태도를 유지 중이다. 두 정당이 합치더라도 지지율에 시너지가 없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 대표(오른쪽)가 정당 정책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제3지대 빅텐트'를 명분으로 개혁미래당의 구애를 받은 개혁신당으로서는 단순 합당만으로는 자신들이 이익을 볼 게 없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관련해 2일 YTN 라디오에서 "양쪽에서 윤석열 피해자 모임, 이재명 피해자 모임으로 모인 것처럼 돼서는 소극적 지지밖에 받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개혁미래당은 '빅텐트', '정치공학적 통합'을 강조하며 이 대표에게 여전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개혁신당에 개혁미래당이 필요한 존재라는 점도 함께 강조한다. 개혁미래당은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단일 정당 행보를 본격화한다.

현재 여야는 이번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도 개편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나, 향후 준연동형 유지가 아닌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이 최소 7%를 넘겨야만 1석을 차지할 수 있다.

때문에 개혁미래당은 두 당이 합쳐져야 소수정당으로서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사표도 막을 수 있다는 '합당 명분'을 개혁신당에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원욱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도 2일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화의 문을 닫았다기보다는 통합의 주도권을 잡고 싶은 것 같다. 그럼에도 문은 열려 있다"라며 22대 총선에서 제3지대가 '캐스팅보터'로 자리를 잡으려면 빅텐트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합당에 미온적인 반응인 것을 두고도 조 위원장은 "내심은 (생각) 할 것"이라며 합당을 위한 구체적 기한을 "2월 중하순까지는 만들어봐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개혁신당 측은 개혁미래당 출범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합당과 관련해서는)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은 없다. 개혁미래당 창당 과정을 지켜보며 개혁신당은 개혁신당대로 정책 발표 등 행보를 이어갈 것이다"라며 "선거가 가까워지면 (서로) 필요가 있으면 대화가 재개될 수도 있다는 정도"라고 합당과 관련해 선을 그었다.

총선이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이 대표와 이 위원장이 합당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자 정치권에서는 각 정당이 독자 노선을 걷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새로운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 당시 사진. /남용희 기자
총선이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이 대표와 이 위원장이 합당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자 정치권에서는 각 정당이 독자 노선을 걷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새로운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 당시 사진. /남용희 기자

총선이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두 정당 간의 파열음이 계속되자 결국 합당 가능성에도 먹구름이 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낙연과 이준석 두 사람의 캐릭터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서로의 지지자들도 성향이 정반대이기에 통합도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이 대표의 경우 이미 정책 발표를 시작해 독자노선을 밟기 시작한 상황을 봤을 때 (합당은 어려울 거라고 본다) 또 합당 이후 당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를 두고도 결정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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