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건희 저격수' 이언주 영입?…극대노한 친문계
입력: 2024.02.01 00:00 / 수정: 2024.02.01 00:00

민주당, 이언주 전 의원 복당 두고 설왕설래
86·친문 의원들 반발…"반윤(反尹)이면 다 되는 것 아냐"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 문제를 두고 시끄럽다. 사진은 이 전 의원. /장윤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 문제를 두고 시끄럽다. 사진은 이 전 의원.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논쟁은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가 이 전 의원에게 복당을 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시작됐다. '친문(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지금까지 민주당을 포함해 5번 당적을 바꾼 이 전 의원 복당에 대한 강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최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윤석열 정부와 관련해 강한 비판을 이어오다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 전 의원은 2012년에는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경기 광명을 19·20대 의원을 지냈지만, 이후 '586 운동권' 등을 비판하며 민주당 주류 의원들과의 갈등을 빚은 이후 2017년 탈당했다. 이후에도 이 전 의원의 탈당은 계속됐다. 민주당을 떠난 이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전진당, 미래통합당 순으로 당적을 옮겼다.

탈당 이후 이 대표가 이 전 의원에게 민주당 복당을 권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당내는 소란해졌다. 특히 이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할 당시 힐난의 대상이 됐던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강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친명(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전 의원 복당이 민주당의 '외연 확장' 측면에서 득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반 윤석열'을 기치로 싸우고 있는 만큼, 이 전 의원처럼 현 정부 비판을 강하게 하고 있는 인물들이 당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 전 의원이 반 윤석열 관점에서는 민주당과 궤를 함께 할 수 있는 인물이므로 총선을 앞두고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은 당 최고위원회에 입장 중인 이 대표. /남용희 기자
친명계 의원들은 이 전 의원이 '반 윤석열' 관점에서는 민주당과 궤를 함께 할 수 있는 인물이므로 총선을 앞두고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은 당 최고위원회에 입장 중인 이 대표. /남용희 기자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와 이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 관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에 대해 같이 의견을 나눈 것 같다"라며 "이 전 의원도 정치적인 과정에서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겪었고, 본인 정치에 대해 성찰을 하고 있고, 혁신해 나간다면 충분히 같이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복당)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당내 격론이 이어지자 이 전 의원이 먼저 복당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현직 의원 중에 이 전 의원과 친분이 아주 가까운 분이 계시다. 그분을 통해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복당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 대표가) 전화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자신이 먼저 이 전 의원에게 복당을 권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같은 날 오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의원이 여당 지역위원장임에도 윤 대통령에 대해 가장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나. 더 이상 여당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는데 서로 공감을 표했다"라며 "그렇다면 민주당과 함께하는 건 어떻겠냐고 제가 처음 제안을 한 것이다"라고 했다.

반면 86 운동권 출신 및 친문계 의원들은 이 전 의원을 향한 '비토권' 행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에 짙은 '흉터'를 남긴 인물이자, 이미 여러 차례 당적을 바꿔 선거 출마를 자행하고 있는 이 전 의원을 포용하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최재성 전 수석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에서 "당에 실익도 없고 중도 확장이 되는 것도 아닌데 당 대표가 직접 탈당한 사람을 복당하라고 요청을 하는 것도 웃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문계인 송갑석 의원도 최근 BBS 라디오에서 "이언주 같은 분이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지지자들이나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윤석열만 반대하면 모두가 우리 편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의 복당을 두고 민주당 내 갈등이 격화되자 이 전 의원의 고민도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복당 여부는 미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남윤호 기자
자신의 복당을 두고 민주당 내 갈등이 격화되자 이 전 의원의 고민도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복당 여부는 미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남윤호 기자

운동권 출신의 한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당내에서 당 지도부에 이 전 의원 복당에 반발하는 의견을 다수 전했다고 알고 있다. '철새' 이미지의 인물을 데려온다고 과연 총선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이 대표의 '잘못된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복당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를 앞두고 자신에게 먼저 복당을 제안한 상황에서 거취 입장을 섣부르게 밝힐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더팩트>에 문자 메시지로 "(복당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심사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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